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스크 칼럼] 정치인, 교수, 관료 출신 중 누가 더 못할까

집권 3년차, 임기 중반을 같이 할 문재인 정부의 새 진용이 갖춰졌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장관들의 출신은 대략 세부류(정치인, 교수, 관료)로 나뉜다. 물론 관료 출신이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시민단체 출신이 더러 기용되는 것은 일관된 특징이다. 여성이 중용되는 것도 눈에 띈다.

‘누가 더 잘할까’라는 제목도 생각해봤지만 엄중한 현 경제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뭐니해도 특유의 추진력이다. 실세 정치인일 경우 그 추진력은 배가 된다. 어떤 정치인이 장관으로 오냐에 따라 해당 부처의 위상이나 입김이 달라지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과시욕이 강하다. 자신의 치적으로 삼고자하는 기저의 욕구다. 다음 선거에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인 얼굴이 나오는 것에 집착하기도한다. 그래서 가끔 오버하는 경우가 있다.

교수 출신은 단연 전문성이다. 그래서 곧잘 기용된다. 그런데 전문성과 현장이 사뭇 다른 경우가 많다. 교수 시절 날카로운 지적으로 이름을 날리다가도 정작 공직으로 들어와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축구 해설가가 주장을 맡아 직접 필드로 들어온 격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이론을 시험해보기도 한다. 소득주도성장이 대표적이다. 설사 틀리다 해도 인정하는데는 매우 인색하다. 인정하는 순간 이론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 장악도 쉽지 않다. 이번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해서도 이 질문이 나왔다. 첫 기자간담회때 조 위원장은 이렇게 답했다. “25년간 학자로 살아왔지만 나름대로 리더십 훈련을 했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리더십 요건들을 어느 정도 갖췄다고 본다.”

본인 스스로 리더십을 갖췄다는 것도 그렇지만 요건을 갖췄다는 표현은 낯설기만 하다. 강단있는 조 위원장이 겉돌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공무원 조직이 장악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관료는 정책 입안과 정무적 판단에 일가견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정권에 따라가다보니 영혼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공직의 한계라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세부류의 장점을 한데 모은 것인데, 불행히도 그런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고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금융위원장을 지낸 윤증현 전 경제부총리는 공식석상에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마다 하지 않았었다. 누구도 나서지 않던 생명보험사 상장을 성사시킨 그는 당시 386들에게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다.

같은 경남(김해, 마산) 출신으로 1946년생 동갑인 두 사람은 지도자로서, 그리고 각료로서 서로 존경했고 막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중반이 지나가고 있지만 경제가 살아나기는 커녕 점점 무기력해지고, 산업의 경쟁력은 추락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대체 무엇을 잃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집권 말에 가서도 경제분야에 대해 잘못했다는데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거슬리는 비판은 ‘가짜뉴스’로 치부해버리기까지 하는 정부다.

하나같이 예스맨들이다. “아니오”라고 했다가는 후환이 두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NO”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각료가 보고 싶다.

kimh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