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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본질 외면한 채 정략만 난무하는 조국 정국

추석 민심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이 너무도 실망스럽다. 이번 추석 연휴 최대 화제는 단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을 둘러싼 논란이다. 한데 여야는 서로 자신들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전하며 정략적으로 유리한 해석 내놓기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와 공정이 무너지고, 정파에 관계없이 기득세력의 특권과 반칙이 만연한데 대한 분노가 본질인 민심을 제대로 전하는 정치세력은 어디에도 없었다.

무엇보다 집권 여당의 상황인식은 실망을 넘어 오만함마저 묻어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연휴 마지막날 기자간담회 내용이 그렇다. 이 원내대표는 “민심은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국회가 민생을 돌보길 희망했다”며 “국민은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길 원한다”고 말했다. 모든 이슈를 한꺼번에 삼킨 ‘조국 블랙홀’을 만든 당사자는 정작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이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로 정국 혼란을 야기한 데 대한 최소한의 자성과 유감을 먼저 전하는게 책임있는 여당의 모습이다. 그런데 되레 남의 잘못인양 태연히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유체이탈 화법의 전형이 아닐수 없다.

더욱이 결격 사유 투성이의 조 장관의 임명 강행이 잘못됐으며 퇴진하는 게 마땅하다는 시민의 요구를 ‘소모적 정쟁’쯤으로 폄하했다. 조 장관 임명에 대한 평가가 모두 부정적으로 나온 최근 여론조사를 민주당도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국민의 명령’이라며 ‘그만 싸우자’고 말하는 태연함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추석민심보고대회’를 열고 “민심이 등을 돌렸다”고 외치는 자유한국당의 행태도 마찬가지다. 민심을 빌미로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어떻게든 정기국회까지 이슈를 끌고 가려는 의도만 가득하다. 민생도 살피며 대여투쟁에도 나서는 능력있는 대안 정치세력의 모습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무기력하니 여당이 조국 사태로 허우적거려도 한국당의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는 것이다. 여권이 오만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조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중도 지지세력이 이탈해도 결국 갈 곳이 없어 되돌아 오리라는 확신 때문인지도 모른다.

추석 이전이나 이후나 민심의 흐름은 크게 바뀔 게 없다. 다만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정치권의 의도만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조국 사태를 언제까지 끌고 갈 수는 없다. 결국 속도를 내고 있는 윤석열 검찰의 수사 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여권이 엄정한 중립의 자세를 보이고 그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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