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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국 격랑속으로…왜 국민들이 이런 혼란 겪어야 하나

민심에 역행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 후폭풍이 거세다. 조 장관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잇단 집회가 예사롭지 않은 민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조 장관이 임명된 9일 곧바로 촛불집회를 갖고, ‘법무장관 자격없는 조국 당장 사퇴하라’며 교내 행진까지 벌였다. 부산대 학생들도 이날 저녁 촛불집회를 열고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촛불로 만든 정권이었기에 믿었는데, 결국 말로만 정치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는 한 참석 학생의외침이 무겁게 다가온다. 현 정권에 대한 강한 배신감이 진하게 배 난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거친 반발로 이제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야당은 일제히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 장관 해임건의안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카드를 꺼내들고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한국당은 아예 “문재인 정부는 끝났다”며 극한 투쟁을 선언했다. 여야 관계가 경색되면서 당장 국정감사와 새해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일정 파행이 불을 보듯 뻔하다. 조 장관 부인 등 가족 수사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검찰과 여권의 충돌 가능성도 또 한차례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정치적 지지세력간 갈등 수위도 최고조에 이르는 모습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국민들은 이렇게 호된 몸살을 앓아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정과 정의에 대한 현 정권의 가치가 무너지며 야기될 혼란이 걱정스럽다. 조 장관을 비롯한 정권 중심 세력이 그동안 강조한 것은 “우리는 저들(전 정권)과 다르다”는 도덕적 우월감이었다. 하지만 조 장관 검증 과정에서 딸의 장학금 수령 의혹, 제1저자 등재 논란, 동양대 총장 표창 위조 의혹, 사모펀드의 수상한 투자 등 수없는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다. 그렇다면 특권과 반칙을 그토록 질타하던 이전 정권보다 다를 게 없다. 이제 더는 공정과 정의를 말하기 어렵게 됐다. 현 정권의 핵심 가치은 일거에 무너진 것이다. 정권의 도덕성이 치명상을 입으면 국정운용의 정당성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말도 이전만큼 무게가 실리지 않을 것이다.

조 장관의 임명 강행으로 정국은 끝 모를 격랑 속에 빠져들었다. 레임덕을 앞당기게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혼란을 자초한 건 결국 문 대통령 자신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개혁적 인사일수록 청문회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하고 있다. 이런 인식이라면 레임덕은 더 빨라지고 국정의 난맥상만 커질 뿐이다. 국민의 눈높이를 읽지 못하면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거듭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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