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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도 넘은 여권의 검찰 비판, 이젠 수사 결과로 말해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검찰 수사를 놓고 여권이 총 공세에 나선 듯하다. 검찰 수사에 대한 비난은 당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청와대와 국무총리, 검찰의 상급 기관인 법무부 장관까지 가세해 검찰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검찰 수사의 중립과 독립성이 뿌리째 뽑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여권의 ‘검찰 때리기’는 급기야 청와대와 검찰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조 후보자 딸의 ‘허위 동양대 총장 표창장’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 관계자의 5일 언급은 그 발단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 관계자는 “표창장을 추천한 교수를 찾았고, 내일(6일) 청문회에서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 ‘무혐의’라고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검찰이 수사중인 사안에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시키는 일이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수사 개입’이라고 거칠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청와대는 수사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재반박하지만 진정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잇단 발언도 검찰의 중립 의지를 흔든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자기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검찰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당장 수사를 접으라는 경고로 들린다. 야당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행정부를 통할하며 중립을 지켜야 할 국무총리가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조후보자 관련 전방위 압수수색에 대해 “사전에 보고를 했어야 했다”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검찰 비판은 더 황당하다. 아예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의 기조를 정면 부인하는 것이다. 현정부 들어 수사계획을 법무부나 청와대 사전보고하는 관행은 사라졌다. 지난 2017년 전병헌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 때도 법무부 등에 사전 보고가 올라가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앉히려는 건 검찰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 확보다. 여권의 도 넘는 조 후보자 수사 비판은 오히려 검찰 개혁을 거스르는 일이다. 더 이상 오해를 불러일으킬 행동은 삼가야 한다.

이제 검찰의 퇴로는 없다. 오로지 수사 결과로 모든 것을 말할 뿐이다. 좌고우면 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 조국 사태로 쑥대밭이 된 한국 사회를 추스르기 위해서도 더욱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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