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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현미 작가가 ‘SKY캐슬’을 집필했던 이유

[헤럴드경제(인천) = 서병기 선임기자]‘제14회 아시아 드라마 컨퍼런스’가 4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막돼 5일에는 본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아시아의 드라마 제작자와 작가들이 대거 참가했다. 특히 올해는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후원사로 참여하고 넷플릭스 관계자들이 세션에도 대거 올라 관심이 집중됐다.

작가 세션에서는, 2018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영된 JTBC 20부작 드라마 ‘SKY 캐슬’의 유현미 작가가 발표를 맡아 작품의 기획과 집필 과정을 공개했다. 시청률 1,7%로 시작해 무려 23.8%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이 드라마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 등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유 작가는 어느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이 입시 소재의 드라마를 쓸 용기를 넘어 사명감마저 주었다고 했다.

“입시를 치른 선배엄마들이 이제 막 아이의 성적관리에 뛰어든 후배엄마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얘기해준다면 상황은 분명 달라질텐데, 성공한 엄마의 경험담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뿐 다수의 선배엄마들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에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며 아이들이 죽어나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가슴에 꽂혔다. 자식의 대학입시를 치른 선배엄마로서, 드라마 작가로서, 한 아이라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저를 사로잡았다. 한 가정이라도 살려야겠다는 절심함으로 작품에 매달렸다.”

유 작가는 2010년 아들이 고3일때 만난 입시컨설턴트의 역할이 압도적으로 커져간 데다 학생부종합전형이 금수저 전형으로 불릴 만큼 학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있는 현실을 반영한다면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자식을 서울의대에 보내고야 말겠다는 욕망에 불타는 엄마 한서진과 그녀의 욕망을 볼모삼아 그녀를 좌지우지할 악역인 입시코디네이터 김주영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유 작가는 ‘SKY 캐슬’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주인공이 자식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라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유 작가는 마지막으로 처음 기획단계부터 세일즈 포인트로 염두에 두었던 것이 블랙코미디였다고 소개했다. 입시라는 딱딱하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데 코미디 요소가 있어야 시청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

이처럼 세상과 사회에 대한 고민, 그 결핍을 세밀히 파고 든 게 ‘SKY 캐슬’이 큰 공감을 얻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는 학부모의 불안을 마케팅 삼아 사교육이 늘어나고 있고 입시 제도가 존재하는 외국에서도 충분히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컨퍼런스 참자자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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