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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야당이 무기력하니 정권이 오만한 것 아닌가

문재인 정권의 오기와 오만함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청와대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도 기어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수순에 들어갈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를 6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법적으로 최장 열흘 이내에서 시한을 정할 수 있는데도 사흘의 말미만 준 것이다. 이럴 경우 시간적으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재개는 불가능하다. 증인을 출석시키는데만도 닷새의 시간이 필요하다. 법적인 하자가 없으니 재송부 시한이 종료되는 7일 이후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하겠다는 의도다.

조 후보자 임명 강행은 고위공직자 후보자는 국회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은 외면하는 처사다. 실제 청와대와 여당인 민주당의 행태가 그렇다.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무산되자 기다렸다는 듯 기획된 ‘셀프 청문회’를 열었다. 그리고는 “의혹이 충분히 해명됐다”고 아전인수식 자평을 하며 인사청문회 절차를 대신하겠다는 것이다. 3권분립의 한 축인 입법부마저 무시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이 과정에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은 찾아 보기 어렵다. 정치적 셈법과 진영논리만 작동할 뿐 나라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태도다.

더 참담한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여권이 이처럼 안하무인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은 제 1야당인 한국당이 무능하고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처하는 한국당의 모습은 전략도 전술도 없는 그야말로 오합지졸일 뿐이었다.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에만 매몰돼 결국 인사청문회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청와대가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판을 뒤집을 만한 능력도 의지도 한국당에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야당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견제와 정권의 대안 세력이 됐을 때 그 존재의 의미가 있다. 한데 지금의 한국당은 전혀 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와 여당이 아무리 못마땅해도 민심이 야당으로 가지 않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은 국민을 무시하고 민심을 거스르는 일이다. 민심에 역행하는 정권의 말로가 어떤지는 우리는 여러차례 경한 바 있다. 이번 정권마저 그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바란다. 여권은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당의 통렬한 각성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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