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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한제 풍선효과…중대형 낡은 집도 ‘高’
공급부족 새 아파트 가격 치솟자
비슷한 가격 넓은 구축도 오름세
8월 서울지역 중대형 0.49% ↑
소형 0.26%보다 상승폭 훨씬 커
지난해 말 1만여 가구 가까이 입주한 헬리오시티 전경. 새 아파트 소형 가격이 오르면서 인근 중형·중대형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헤럴드DB]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계획을 공개한 후 새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주변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새 아파트 소형 가격과 비슷한 가격대로 매매 가능한 구축 중형과 중대형까지 가격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2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서울 중대형(전용면적 95~135㎡) 아파트는 평균 0.49% 올라 모든 주택 크기 중 가장 상승폭이 컸다. 같은 기간 소형(40㎡)은 0.26% 오르는데 그쳤다.

서울 중대형 아파트는 올 들어 내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다가 7월(0.41%) 이후 상승하고 있다.

개별 아파트 가운데는 6월말 분양가 상한제 시행 언급이후 작년 하반기 상승분을 회복하고, 역대 최고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도 있다. 소형 새 아파트가 급등한 이후 주변 중대형이 따라 오르는 식이다.

마포구의 대표 아파트로 손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1단지’의 59.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7월 11억4500만원에 매매됐다. 그러자 인근 ‘공덕래미안5차’ 84.85㎡가 같은 달 처음으로 12억2500만원으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중대형도 이를 이어가고 있다. 공덕 래미안 3차 114.98㎡ 역시 지난달 13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새 기록을 세웠다.

상황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1만 가구에 가까운 헬리오시티 대단지 입주를 맞이한 가락동도 새 아파트 소형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낮은 인근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헬리오시티의 49.29㎡ 호가가 13억~14억원대에 이르자, 인근 가락동 래미안송파파인탑 71.73㎡가 지난 7월 처음으로 12억원선(1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말 헬리오시티의 입주가 시작된 후 올해 초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던 이 아파트는 최근 두세달사이 거래가 재개되면 헬리오시티와의 가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59.93㎡의 호가가 20억원을 넘는 서초동 신반포자이 인근 중형대가 특히 들썩이고 있다. 신반포자이는 6월 59.3㎡는 19억 55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재건축을 앞둔 낡은 아파트들이 많은 이 인근은 분양가상한제 도입 예고 등으로 향방이 불투명해지면서, 재건축이 어려운 ‘이웃 아파트’로 오름세가 번지는 분위기다.

신반포자이 옆단지인 ‘브라운스톤잠원’은 6월 1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84.94㎡ 단일 면적이나 80여 가구밖에 없어 소외됐던 이 아파트가 17억선에 거래된 것은 처음이다. 인근 ‘잠원 동아’ 역시 지난달 19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축 아파트 값이 오르는 데 따른 부담이 인근 구축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한다. 신축 아파트의 평면도나 커뮤니티 시설이 효율적으로 설계됐지만, 중소형대에서 4인가구 이상이 생활하기에는 불편하다는 점도 ‘같은 값이면 조금 낡지만 넓은 집’을 선택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20년간 공인중개업을 해온 반포 K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로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가점이 낮은 이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해야 하나 고민하며 신축 주변 중형과 중대형 구축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집값이 장기적으로 오름세라는 것을 감안해 가족 구성원이 오래도록 생활 가능한 보다 넓은 집을 알아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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