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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대’ 눈앞…超저금리 시대 열린다
3년 국고채 1.09%대 첫진입
2회 이상 기준금리 인하 반영
주요국 신용도대비 금리 최고
안정수익 노린 자금 대거 유입

국내 채권금리가 사상처음으로 ‘0%대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른바 초(超) 저금리 시대의 도래다. 국내에선 미증유였던 영역인 만큼 금융시장은 물론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는 가계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료다.

원인은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와 ‘R(경기침체)의 공포’가 커지면서 전세계적인 금리인하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겹치면서다.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2회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유럽 주요국 금리가 일제히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하면서 채권투자자들의 플러스 채권 수요도 강력해지는 모습이다. 한국 국채는 미국을 제외하면 주요국 가운데 가장 금리가 높은 수준이다.

비교적 안정된 환율에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고 있고,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국내 자금도 몰리고 있어 금리 추가하락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09%대에 진입했다. 16일 1.095%, 19일 1.090%로 한때 1.08%대까지 진입할 뻔 했다.

전날 기준 3년물 금리와 1.50%인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40.7bp (1bp=0.01%포인트)로, 2회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오는 30일과 10월, 1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시장 관계자는 “보통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엔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시장금리가 보합, 반등한다”며 “7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한 뒤에도 계속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인하 사이클의 시작으로 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말 금통위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연일 마찰하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부채질한다는 분석이다.

주요국 금리도 심상찮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하며 경기침체 ‘적신호’를 켠 데 이어 유럽에선 스페인, 포르투갈마저 단기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스탠더드푸어스(S&P) 기준으로 스페인은 A-, 포르투갈은 BBB로 다른 유로존 국가보다 국가신용등급이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 보다도 신용등급이 낮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반도체 경기 부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많아졌다”며 “최근 통과된 추가경정예산 규모도 크지 않았고, 내년 예산안을 통한 재정 확대도 연말에나 기대할 수 있어서 시장은 결국 금리인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만간 금리가 1%선을 뚫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 금리는 세 차례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는 수준”이라며 “0%대 금리가 기사권에 진입했다”고 내다봤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KDB)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도 19일 보고서에서 “2분기 국내 적정 기준금리는 0.9%로 추정된다”며 내년까지 기준금리가 2회 정도 인하되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0~1.25%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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