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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재건축 ‘분양 트렌드’도 바뀐다…일반분양 로열층 없애고, 마이너스 옵션 도입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응 골머리
상아2차 등 주요 재건축 조합 임시 총회 열어
RR몰아주기·마이너스 옵션 등 거론
“주민 간 갈등 불거질 수도” 우려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철거현장 입구에서 주민들이 플래카드를 걸어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항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을 공식화한 이후 직격탄이 예상되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대응책 찾기에 돌입했다.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RR(로열층·로열동) 물량 조합원 몰아주기, 마이너스 옵션 도입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에 따라 기존 분양 트렌드 역시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조합은 오는 24일 임시총회를 열고 분양가 상한제 대처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을 공식 발표 이후 강남권 재건축 조합의 첫 대의원 총회다. 이 단지는 총회를 통해 선분양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한다. 일정에 따라 이르면 9월 중에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을 비롯해 철거 단계인 개포주공1단지와 4단지, 신반포3차 등 대규모 재건축 조합들도 조만간 대의원 총회 일정을 확정하고 10월 전까지 분양 일정과 방식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재건축 조합들은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추가분담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조금이라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내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남의 한 정비조합 관계자는 “추가분담금을 더 늘리더라도 기존에 (분양 흥행을 위해) 일반분양분으로 배정했던 RR 물량을 조합원에게 재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RR은 아파트 단지에서 선호도가 높은 로열층과 로열동을 일컫는 말이다. 도로변에서 떨어져 소음이 적거나 지하철역에서 가깝고 햇빛이 잘 드는 층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조합원의 동·호수 추첨 이후 일부 잔여 RR 물량이 청약 흥행을 위한 목적으로 나온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일반분양에서 당초 기대했던 가격을 받기도 어려운데다 더이상 청약 흥행을 신경쓸 이유도 없어진다는 게 조합들의 판단이다.

‘마이너스 옵션’ 도입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마이너스 옵션은 골조나 마감재 같은 최소한의 자재만을 포함하고 나머지 벽지나 마룻바닥, 빌트인 가구·가전, 가변형벽체, 드레스룸 등 주요 항목을 옵션으로 빼 분양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일반분양 아파트는 개별적으로 옵션을 선택해야 해 조합원 보유 아파트 대비 더 큰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다.

일반분양 물량을 대폭 줄이는 대신 추가분담금을 감수하더라도 조합원들의 ‘1+1 물량’을 늘리는 방식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1+1 물량은 중대형 1가구를 보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때 새 아파트 2가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남에게 주느니 당장 자금 부담이 되더라도 내가 다 갖겠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둔촌주공의 일반분양 물량은 4787가구로 전체 비중이 39.8%에 달하고 개포주공1단지 역시 32.5%에 높은 편이다. 조합 총회와 건설사 등 내·외부 상황에 따라 일반분양분 물량은 조절될 수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철거현장의 모습. [연합]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조합원 입장에서는 사업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일반분양에서 마이너스 옵션 등 다양한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 “이럴 경우 조합원 보유 아파트는 모든 옵션을 갖추고 시작하는 반면 일반분양 청약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상당한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이로 인해 주민 간 갈등까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남권 주요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은 내부적인 사업 수익성 논의와 별개로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시위와 헌법 소원 등 집단행동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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