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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비긴어게인3’에서 발휘되는 박정현의 진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가수 박정현은 음악 예능 ‘비긴어게인3’에서 엄청나다. 노래도 잘하지만 버스킹팀 ‘패밀리 밴드’를 이끌어나가는 믿듬직한 선배 역할까지 맡고 있다.

지난 16일 이탈리아 남부 소렌토의 한 루프탑에서 박정현은 ‘The end’를 부르고, 앵콜곡으로 ‘L.O.V.E’를 불러 관객들을 로맨틱한 분위기에 젖게 했다. 이날은 공연을 제외하면 웬만해서는 부르지 않는다는 ‘하비샴의 왈츠’까지 풍부한 성량과 악기구성(?)으로 소화해 크게 어필했다. 박정현에 대해 현지인들은 “목소리가 아름답다. 환상적이다. 굉장하다”며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정현이 버스커로서도 잘 어울리는 것은 현장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거기에 감정을 잘 실는 것은 물론이다.

또 있다. 대장 노릇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긴장하면 다독여주는 것은 잘 하지만, 고참들이 가질 수 있는 갑질과 꼰대질이 전혀 없다. 권의의식이나 서열 문화가 DNA속에 아예 없다. 때문에 이번 팀은 유독 잘 뭉친다. 팀내에서 감정 표현이 자유롭고, 다들 유쾌하다.

이동하는 승합차에서 76년생인 박정현은 99년생인 악동뮤지션 수현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노래들을 부르며, 똑같이 논다. 송광종 PD는 “(정현 누나는) 애기 같다”고 말한다.

송 PD는 “정현 누나는 선배 대접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대한다. 출연자뿐 아니라 피디, 작가에게 대하는 것도 똑같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박정현은 성인군자일까? 화를 전혀 내지 않을까? 이에 대해 송 PD도 “정현 누나도 인간인 이상 짜증 내고 화를 낼 수 있다”면서 “다만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한다. 뭐는 좋고 뭐는 힘들다고 분명히 말해주고 뒷끝은 전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편하다”고 말했다.

‘’22년차 가수인 박정현은 이번 버스킹에서 후배들의 긴장감을 많이 풀어주었다. ‘비긴어게인3’의 또 하나의 보물인 헨리는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완벽함과 진지함을 추구하는 뮤지션. 때문에 충분한 준비를 할 겨를이 없이 나서는 버스킹이 만족스러울 리가 없다.

박정현은 이런 헨리에게 부담감을 내려놓으라고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조언해주었다. 박정현 자신도 감기에 걸려 목소리가 안나온 적이 있었기 때문에 후배들의 이런 심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떻게 긴장 안할 수 있냐?”는 질문에 박정현이 “죽는 것 아니잖아”라고 말한 것도 자신의 경험에서 내린 결론이다. 버스킹 상황은 완벽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점을 체득한 것이다.

박정현은 아말피 해변 버스킹에서 선보인 김필과의 ‘Something Stupid’ 듀엣 무대에서도 김필이 긴장해 영어 가사 실수를 하자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된다. 그냥 부르면 내가 뒤에서 계속 맞춰 주겠다”고 김필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도 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심쿵 음색’ 수현도 박정현의 순수한 커뮤니케이션과, 편곡 작업에 많은 수고를 하는 악기장인 ‘하버지’ 하림의 묵묵한 모습으로 인해 감정 표현이 이전보다 훨씬 더 풍부해졌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버스커로서의 박정현의 힘이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프로패셔널리즘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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