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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 외식업계의 스마트혁신이 이뤄지려면

외식업계의 무인화 바람이 거세다. 임대료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그리고 외식문화와 생활 트렌드의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다.

외식업계의 스마트 혁신이 가장 활발한 곳은 중국과 미국이다. 지난 2013년 등장한 메이웨이부용덩(美味不用等)은 대기, 입장, 주문, 결제, 재방문 등 일련의 과정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런칭했다. 올해 5월 기준 중국 300개 이상의 도시에서 10개가 넘는 레스토랑에서 월 8000만명의 소비자가 이용하고 있으며 이용 매장의 테이블 회전율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레스토랑 관리 플랫폼 토스트가 있다. 토스트는 정보관리시스템(POS)을 기반으로 종합 매장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3월 기업 가치 27억 달러(약 3조2000억원)를 인정받으며 약 1340억원을 투자 유치한 바 있다. 창업 당시 대부분의 식당이 1990년대에 출시된 고가의 윈도우 현금 등록 시스템에 의존했기 때문에 종업원의 주문 접수와 소비자 결제를 원활하게 돕는 포스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토스트는 이런 니즈를 파악하고 영세한 사업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포스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면서 키오스크, 매출 분석 리포트, 통합 주문배달, 주방 관리 시스템, 핸디형 포스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식당 운영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지원하는 올인원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주요 3대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도입률은 60%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로봇이 직접 배달을 하거나 음식을 가져다주는 서비스도 시범 운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력과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자영업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2017년 말 기준 전체 사업체의 86%(약 300여만 업소)를 차지하는 소상공인 매장에는 매장관리 디지털화를 위해 거금을 투자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돼 있지도 않고 1대당 300만원에서 700만원을 오가는 키오스크를 사기 위한 자금도 부족한 형편이다.

국내 외식업계의 스마트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자본력으로 이뤄내는 톱다운 혁신이 돼서는 안된다. 국내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상공인의 오프라인 현장으로부터 퍼져나가야 진정한 의미의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소상공인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의 적극 행정이 절실하다. 여전히 정부나 정치권은 시대에 뒤떨어진 e러닝 교육이나, 소상공인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아닌 단기간 비용 절감에만 집중한 결제 수수료율 인하 등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하지만 이는 자영업자의 현실과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 수동적 정책에 불과하다. 정보통신기술에 소외돼 있는 골목상권의 영세 사업자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통해 스마트 혁신을 주도해나가는 일이 절실하다.

이러한 노력은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기부터 입장, 주문, 결제, 재방문에 이르기까지 각 공간에서 일어나는 행동 패턴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매장과 고객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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