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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파 월화드라마의 존폐 딜레마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지상파의 월화드라마가 휴식기를 갖는다. MBC는 ‘웰컴2라이프’가 끝나면 월화드라마 편성을 하지 않는다. KBS2도 시청률 2~3%의 부진을 보이는 ‘너의 노래를 들려줘’가 종방하면 두 달간 월화드라마를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 ‘초면에 사랑합니다’와 ‘17세의 조건’을 월화에 편성했던 SBS는 오는 12일부터 월화드라마 대신 예능 ‘리틀 포레스트’를 방송한다.

지상파 3사가 월화드라마 폐지라고 하지는 않았다. 일시중단, 유예 정도로 표현하고 있다. 대작이 나오면 방송국 인지도까지 올려주는 드라마를 쉽게 포기하기 힘들어서다. 하지만 월화드라마는 사실상 폐지의 수순을 받는 듯하다. KBS와 MBC등 엄청난 재정 적자로 힘들어하는 지상파의 고육책이다.

중단 이유는 우선 드라마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tvN과 JTBC까지 합쳐 월화수목금토일 내내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다. 그래도 ‘비밀의 숲’ 정도의 완성도와 퀄리티를 보여주면, 해볼만하지만 지상파에서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주중드라마가 쉽지 않다.

시청률이 나와도 광고가 안붙는 판에 시청률 5%를 넘기기도 힘든 월화드라마를 계속 붙들고 있기는 힘든 노릇이다. 배우들과 드라마 작가도 지상파보다 tvN과 JTBC를 더 원해 갈수록 캐스팅도 힘들어지고 있다.

지상파와 종편 등 케이블 채널만 드라마를 하는 게 아니라, 웹드라마와 넷플릭스 등 OTT 드라마들도 이젠 지상파의 경쟁상대다. 과거 같으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드라마 생태계는 이렇게 바뀌고 있다.

월화요일 밤 10시를 기다려 지상파 드라마를 보는 시청 패턴은 이미 바뀌었다. 19살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 큰 공감을 얻었던 웹드라마 ‘에이틴’은 누적조회수가 무려 3억뷰다. 지상파 월화드라마의 시청률 10%보다 더 낫다. ‘에이틴’의 인기가 높자 Mnet에서는 7월말부터 방송할 정도다.

지상파 월화드라마 대안이 예능은 아니다. 차별화된 예능이면 몰라도, 예능도 먹방,여행, 솔루션류 리얼리티물 등 비슷한 콘텐츠들로 넘쳐난다. 오히려 KBS는 필요없는 드라마와 예능들을 구조조정하고, 이미 없애버린 대하사극과 차마고도 누들로드와 같은 장기 계획 다큐를 부활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잘 만든 대하사극은 국민들의 역사인식까지 강화시킬 수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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