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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빈도매매 증가 불가피…세계적 추세”
거래세 인하로 유인 커져
“규제보단 대응전략 중요”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최근 한국거래소가 초단타매매를 중개해 국내 주식 시장을 교란했다는 혐의로 메릴린치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향후 알고리즘 매매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산업변화로, 특히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가장 높았던 증권거래세까지 인하되면서 알고리즘 매매 유인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18일 메리츠종금증권과 헤지펀드 조사 업체 HFR 등에 따르면, 전세계 퀀트 펀드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4000억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9조50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

퀀트(quant) 펀드란 사전에 정의된 투자방식에 따라 자동화된 매매(알고리즘 매매)를 수행하는 펀드 등을 일컫는다. 미국에서는 일일 거래 규모에서 고빈도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한다. 고빈도매매란 알고리즘 매매의 기본 특징 외에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단위의 주문 실행ㆍ취소 ▷적은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하루에 수천회 수행 ▷장 마감 전 모든 매매 포지션 청산 ▷빠른 주문 속도를 위해 거래소 내부나 근처에 주문 서버 설치 등 특징을 가진다.

한국 증시는 이같은 알고리즘 매매 및 고빈도매매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국가로 인식돼 왔다. 고빈도매매의 매매당 기대수익률은 0.1% 이하인 반면, 최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등 시장의 주식 거래세율은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가장 높은 0.3%에 달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이후 증권거래세율이 0.25%로 하향조정되면서 국내에서도 고빈도매매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전히 거래세가 글로벌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하루에 수백~수천회의 매매를 수행하는 만큼 0.05%포인트의 거래비용 감소만으로도 상당한 수익 향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최종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기관 및 회사들도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양성 및 금융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알고리즘 매매 자체를 전반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관련 법규를 어기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서만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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