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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서울집값 바로미터, 강남3구 긴급 점검…“거래재개 본격화, 바닥다지고 있다”
- 3기 신도시 발표 후 반포ㆍ대치ㆍ잠실 등 최근 2~개월 사이 분위기 달라져
- “추격매수는 아직 안 이뤄져”…‘큰손’ 다주택자 움직임 변수 

강남을 대표하는 재건축 아파트 중 한 곳인 개포주공1단지의 모습. [사진=양영경 기자]

[헤럴드경제=양대근ㆍ양영경 기자] #.1 “4월말부터 한 달간 30건 넘게 거래됐어요. 이 일대가 올 들어 가장 분주한 시기를 보냈을 겁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주변 A공인중개업소에서 만난 B 사장은 “진짜 거래가 많이 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니터 속 거래현황을 1분 동안 하나하나 세어가며 이같이 대답했다. 이 단지는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후 3년 안에 착공이 이뤄지지 못해 지난 4월부터 한시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졌다.

#.2 같은 날 오후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인근 C공인중개업소에서 만난 D사장은 “일부 대형은 벌써 작년 고점보다 비싸게 나왔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급매물은 없고, 거래는 다시 늘고 있다”며 “3기 신도시 발표 전후 최근 2~3개월 사이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요즘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다. 작년 9ㆍ13 부동산 대책 이후 침체된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는 벌써 8주 연속 올랐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아울러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2% 상승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주 이후 34주 만이다. 

실제 개포주공7단지 등 최근 일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강남권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공인중개업소 밀집지역의 모습. [사진=양대근 기자]

▶거래 재개 본격화, 다주택자 움직임 포착= 일단 중개업자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강남고속터미널역 인근 E공인중개사 대표는 “얼마 전까지는 손님들에게 아파트를 사라는 얘기 대신 일단 기다리라고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면서 “이제는 사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말을 하는 단계”라고 했다.

그는 이어 “20~30평대를 내놓은 집주인들이 최근 호가를 5000원만 이상 올리고 이후에는 내리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이 근처(래미안퍼스티지) 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귀띔했다.

실제 반포지역 대장주인 아크로리버파크는 최근 전용면적 112㎡가 역대 최고가인 37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작년 8월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의 21층 물건이 36억원에 거래된 이후 8개월여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운 셈이다.

‘큰 손’ 다주택자들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인근의 또다른 F공인 관계자는 “현금 자산만 10억원 넘게 보유한 다주택자 고객 한 분은 얼마 전 반포1단지 재건축 아파트를 사고 싶다고 문의를 했다”며 “하지만 그쪽은 요즘 나오는 매물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최근 거래가 재개됐다. 올해 3월 16억원에 거래됐던 전용 76.5㎡은 지난달 18억2900만원까지 뛰었다. 인근 중개사들도 “연초 같은 ‘거래절벽’은 아니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 인근 G공인중개사는 “4월 초 급매물 위주 거래가 이뤄진 뒤 잠잠하다가 지난달 들어서는 각 단지에서 10건 이상이 거래됐다”며 “문의가 들어오는 것과 비교해 거래 자체가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거래가 되면서 가격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 지역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의 모습. [사진=양영경 기자]

▶ 분주해진 개포 “추격매수 여전히 안 보여”= 최근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단지 변화도 빠르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인근 H공인 관계자는 “9ㆍ13대책의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조합원 매물이 풀렸는데, 매수자들도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이슈 속에서 실물자산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9ㆍ13 이후 떨어졌던 것에서 70% 정도 회복한 것으로 보이고 일부는 고점을 넘어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 단지 전용 50.38㎡(5층), 50.64㎡(3층)은 신고가(19억9000만원, 21억4000만원)를 찍었다.

인근 I공인중개사는 “입주권은 초기 투입비용이 많은데 개인이든 법인이든 결국 돈 있는 사람들이 뛰어드는 것”이라며 “대형평형도 많은 데다 입주권만 풀린 상태의 가격이 이 정도라고 보면 입주시기에 가격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착공 지연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한시적 조합원 지위 양도가 이뤄졌던 4단지도 올 초 물량이 풀렸지만, 현재 거래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5ㆍ6ㆍ7단지에서도 호가는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호가는 지난해 수준에 육박했지만, 싼 매물 이외에 매수자가 바로 따라붙지 않는다는 게 지난해와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바닥을 다졌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 단지 내 공인중개사 J씨는 “최근 전 평형당 저점에서 1억5000만~2억원씩 오른 가격에 거래가 됐다”며 “그 와중에 매물도 1~2개씩만 나와 저점에서 반등으로 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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