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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야 대표 靑회동도 무산…국회 문 언제 열건가
굳게 닫힌 국회 문이 열릴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했던 여야 대표 회담은 결국 무산됐다.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이 5당 대표 회동 후 단독 회담 여부를 놓고 소모전을 벌이는 사이 문 대통령은 9일 북유럽 순방을 떠난 것이다. 국회는 지난 3월 중순 본회의를 연지 두 달이 넘도록 닫혀 있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 정기국회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입법 기능이란 본분을 포기하지 않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현행 국회법에는 여름휴가철과 정기국회가 열리는 8,10,12월을 제외한 모든 짝수달에 국회를 열도록 명시돼 있다. 최소한의 ‘밥 값’ 조차도 못하고 있는 그야말로 최악의 국회다.

문제는 여야간 협상력 부재로 그 기간도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대표들이 지난 주말 내내 국회 문을 열기 위한 협상을 계속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대로 였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철회하라는 한국당의 요구에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패스스트랙 철회 후 재협상’을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반면 민주당은 “원칙대로 한다”는 입장이다. 꽉 막힌 벽을 마주한 느낌이다. 한데 여야는 이 벽을 허물 의지도 능력도 없는 듯하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결국 민주당에선 단독국회를 열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만 해도 국회를 소집할 의결 정족수를 채울 수는 있다. 민주당이 국회를 열겠다는 건 추경안 처리가 급하기 때문이다. 추경안 처리가 바쁜건 사실이다. 꼬꾸라지고 있는 경기를 조금이라도 받쳐줘야 하고 강원 산불, 포항 지진, 미세먼지 등 재난 재해 비용으로 쓰일 돈이다. 하지만 단독국회는 하책일 뿐이다. 범 여권 야당과 단독 국회를 소집해 추경을 처리할 경우 후폭풍은 더 거세질게 뻔하다. 민주당이 선뜻 이 카드를 내밀지 못하는 이유다.

여야 모두 합리적이고 성숙한 정치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 한국당은 국회로 들어오는 것이 순서다. 민생을 도외시한 장외투쟁은 결국 민심이 고개를 돌리게 마련이다. 싸우더라도 국회에 들어와 싸워야 민심도 명분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여권은 의연하고 아량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문 대통령은 출국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추경안 신속처리와 조속한 국회정상화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 얘기는 문 의장이 아닌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에 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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