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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3당 호프회동, 합의 없었어도 여야 대화 복원은 성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ㆍ나경원 자유한국당ㆍ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한 맥주집에서 가진 이른바 ‘호프 미팅’이 눈여겨 볼만하다. 이들은 두 시간 가까이 맥줏잔을 부딪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하지만 국회 정상화를 위한 의미있는 합의를 도출해내지는 못했다니 우선 아쉽다. 아직은 국회 정상화의 길이 멀고 험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그래도 전혀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3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국회정상화 해법을 모색한다는 공감대는 형성했다고 한다. 특히 어려운 민생과 경제 상황 해결에 국회의 최우선 과제를 둔다는 데도 의견을 함께 했다. 비록 유의미한 결과를 끌어내지 못했지만 정상화를 위한 물꼬는 확보한 셈이다. 그것만 해도 상당한 진전이고 성과라 할만하다. 장기 파행에 따른 따가운 국민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3당 원내대표의 다짐이 반갑다. 각당 대변인들은 서로 “언제든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고, 나 원내대표도 회동 후 기자들에게 “앞으로 계속 만날 계획이며, 내일이라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원내대표 역시 “조만간 빨리 보자고 했다”는 언급을 잊지 않았다. 앞 뒤 상황으로 미루어 적어도 이날 회동에서 여야간 대화의 통로는 열어놓아야 한다는 데는 의기투합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3당 대표의 호프 회동 결과에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지금 국회가 처참할 정도로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식물 상태에 빠진지 벌써 몇 달째인가.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여야가 대화를 중단하고 대치한지도 한달이 됐다. 그 때문에 한시가 급한 법안들이 단 한 건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파행의 원천인 패스트트랙이야 그렇다해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 입법 등은 당장 민생과 직결된 현안이다. 추경 처리도 화급하다.

물론 한번의 ‘호프회동’으로 국회가 정상 가동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커 그렇게 될 수도 없다. 그나마 이번 회동을 통해 대화의 길이 다시 열렸다. 이제는 속도를 내는 일만 남았다. 가는 길이 멀더라도 서로 한 걸음씩 물러나 양보하고 협력하면 얼마든지 목적지에 도달 할 수있다. 정치는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의 반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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