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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고동락’ 100만㎞…“너는 내 운명”
2011년 구매후 8년간 인연의 끈
예방정비만 했는데 잔고장 없고
한차례 큰사고에도 동력계통 멀쩡
내구성 신뢰 듬뿍…“애인같은 존재”


누적 주행거리 100만㎞. 올해 만 63세인 이명준씨는 여전히 현역에서 왕성하게 일하고 있다. 그는 봉고를 애인이라고 말했다. 하루하루 여행길에 오르며 추억을 쌓고 우정을 나누는 애인 같은 존재 말이다. [기아차 제공]

기아자동차 봉고로 누적 주행거리 100만㎞를 넘긴 운전자가 화제다. 20만㎞ 이상의 누적 주행거리를 찾기 어려운 요즘, 100만㎞라는 숫자의 의미는 더 크다.

최근 기아자동차 포스트 ‘카피엔스’가 그의 발자취를 좇아 ‘인생 속 봉고 이야기’를 담았다.

편안한 미소가 인상적인 이명준(60) 씨는 화물운송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과거 인천 구월동의 도매시장에서 식자재 도매업을 비롯해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에서 근무한 경험까지 포함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운송업에만 전념했다.

이 씨는 “지금의 봉고는 제가 도매시장에서의 사업을 접고 새 회사에 들어가면서 샀다”며 “그 때가 2011년 정도였으니 지금 만 8년 정도를 함께한 셈”이라고 말했다.

봉고를 만난 순간을 그는 운명이라고 했다. 회사가 어려워져 모든 것을 정리하고 만난 한 줄기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봉고는 인생 2막을 연 든든한 파트너가 됐다.

그는 “회사에 다닐 때 주행거리가 한 달에 1만2000㎞씩은 늘었는데, 이는 회사 내에서 최고 수준이었다”면서 “일이 많이 줄어든 현재도 일주일에 부산을 몇 번씩 왕복하다 보니 한 달에 250~1000㎞씩은 다닌다”고 했다.

봉고와의 인연은 1986년 봉고의 승합차 버전을 사면서부터였다.

이 씨는 “저는 기아자동차의 차량들에 대해 단단한 차라는 신뢰가 있었다”며 “1980년대 초 봉고 승합차가 나왔을 때 제가 사는 인천에 그 차가 딱 2대 있었는데,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등장한 봉고는 지금의 기아차를 만든 일등공신이다. 당시 농ㆍ수ㆍ축산업 종사자들을 비롯해 소형 제조업 종사자들을 위한 든든한 이동수단 역할을 했다. 대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패밀리 밴이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 운전자들의 평균 주행거리는 1년 2만㎞ 수준. 봉고를 운행한 8년 동안 이 씨는 100만㎞라는 놀라운 누적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이 씨는 10번의 타이밍벨트와 연료펌프, 엔진 헤드만 교체했다고 말했다. 고장이 아닌 연식에 따른 예방정비였다. 타이어는 1년에 2번씩, 엔진오일은 약 100번을 교체했다. 적산 거리계가 99만9999㎞ 이후 넘어가지 않아 트립 모니터에 표기되는 주행거리를 계산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아찔했던 사고도 있었다. 그는 “서울 서초동 부근 5차선에서 달리고 있었는데 3차선에서 갑작스레 차선변경을 한 차가 저와 봉고를 덮쳤다”며 “너무나 갑작스런 상황이라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바로 가로수와 부딪혔다”고 했다. 사고로 이 씨는 해고를 당했고, 15%의 장애진단을 받았다. 보험사는 봉고의 수리비가 1200만원에 달해 폐차를 권했다. 하지만 차의 엔진을 비롯한 주요 동력계통이 멀쩡했다. 이 씨는 파손된 범퍼와 라디에이터를 고치고 인연을 이어왔다.

운송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운전은 일상이다. 지겨울 수도 있는 일의 원동력은 ‘여행’이라는 마음가짐이다. 봉고와의 여정이 단순한 일이 아닌 여행의 연장선인 셈이다.

그는 “물건을 오르내릴 때 말고 차를 타고 떠나는 그 순간은 하루하루가 여행”이라며 “은퇴하면 캠핑카를 사서 매일 여행을 다니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봉고는 애인 같은 존재”라며 “추억을 쌓고 우정을 나누는 애인”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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