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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질병 등재 땐…10명중 7명 잠재 ‘겜좀비’
미국도 성인의 65% 비디오게임 즐겨
게임업계 “고정질병 아냐…경제적 위축”
정부 신중론…2020년 KCD 반영 안될 듯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 제공]

게임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이번 세계보건기구(WHO) 논의에서 ‘질병’으로 최종 결론날 경우 국내외 게임업체들은 산업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하고 있다.

2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10~65세 3020명 중 67.2%가 최근 1년 새 게임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10명 중 약 7명이 잠재적 게임 중독 환자가 되는 셈이다.

미국도 상황은 유사하다. 미국게임협회(ESA)의 최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게임산업 규모는 15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미국인은 1억4600만명으로, 미국 성인의 65%에 달한다.

이처럼 게임 질병코드 등재는 국민 상당수가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업계과 학계 등은 국내 도입해 신중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에 적용되는 한국질병분류코드(KCD)는 ICD를 기반으로 5년마다 개정된다. 다음 개정시기는 2020년이다.

무엇보다 게임질병 등재를 우려하는 학계에서는 게임 중독을 고정된 질병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건국대 등 학계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10대 청소년 2000명을 5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보면 매년 50% 이상이 게임과몰입군에서 일반군으로 이동했다. 일반군에서 과몰입으로 이동한 청소년 비율은 10% 수준이었다.

정의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5년 동안 게임 과몰입으로 남아있는 청소년는 1.4%에 불과했다”며 “결국 게임과몰입은 게임 그 자체보다 학업스트레스, 부모의 양육태도 등 사회 심리적 환경에 기인하는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게임이 질병으로 등재될 경우 경제적인 타격도 우려된다.

한콘진과 서울대학교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게임 질병코드화로 인한 온라인 게임시장의 위축 규모는 2023년 8820억원, 2024년 1조 5777억 원, 2025년 2조789억원으로 추정된다.

모바일게임시장의 위축규모는 2023년 1조3244억 원, 2024년 2조3690억 원, 2025년 3조1215억 원으로 전망됐다.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하더라도 KCD 도입은 2025년 이후가 될 여지가 크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내 환경에 적용됐을 때 문제점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당장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게임질병 등재를 찬성하는 의료계에서는 게임 중독으로 인한 범죄를 막고 게임 산업 건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WHO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세정 기자/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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