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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南 인도지원 침묵…식량난 타개 강조하며 대남비난
-“南당국, 외세의존정책 결별해야”
-韓美, 인도지원카드 퇴색 가능성

북한은 한국 정부가 발표한 대북 인도적지원에 대해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자력갱생을 통한 식량증산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화를 소개하며 농업혁명을 촉구했다. 북한 조선혁명박물관 안내원이 주민들에게 김일성 주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농기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헤럴드DBㆍ노동신문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지원 발표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대남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물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과 일화까지 소개해가며 식량난 타개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지난 17일 국제기구 공여를 통한 800만달러(약 95억6400만원) 대북 인도지원 방침을 밝힌지 사흘이 지난 20일 오전까지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 사이 선전매체들은 외세 배격과 민족자주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리민족끼리는 20일 ‘외세의존 정책과 결별하여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현시기 북남관계, 민족문제 해결에서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민족자주의 원칙을 철저히 견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며 “온 겨레는 민족의 운명을 자체의 힘으로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안고 북남관계문제를 철저히 민족자주의 원칙에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열린 한미 워킹그룹회의를 겨냥해 “우리 민족 내부에 반목과 불화를 조장하고 그를 통해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외세에 의존하여 북남관계문제, 민족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어리석은 행위들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 앞에 확약한 북남선언들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자세와 입장을 가져야 하며 민족공동의 요구와이익에 배치되는 외세의존정책과 결별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선전매체 메아리 역시 지난 18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한미공조를 비난하면서 남북공조를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는 연일 식량난 극복을 위한 자력갱생을 주문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과학농사의 길에 새겨진 불멸의 자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 위원장의 “농업전선은 사회주의 수호전의 전초선”이라는 발언과 함께 김일성 주석이 해외순방시 농업분야에 관심을 표명한 일화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체농법’을 강조한 일화를 전하면서 ‘농업혁명’과 ‘과학농사’, ‘알공증산’을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같은 날 다른 글에서는 ‘김정일선집’에 수록된 ‘농업혁명에서 기본은 종자혁명이다’는 글을 인용해 육종사업을 통한 농업전선 승리를 강조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한국 정부의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지원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예상되는 남북관계나 비핵화협상 과정에서 약점을 잡히지 않겠다는 의도 아래 일단 자력갱생을 통해 식량난에 대처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비타협적 태도가 장기화된다면 대북지원 카드를 통해 한반도정세 교착국면에서 전환점을 만들어보려던 한국은 물론 미국의 우회 노력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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