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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벤져스 11년·왕좌의 게임 8년]“미디어 경계 더는 무의미”…엔터산업 흥행공식을 바꾸다
왕좌의 게임, 편당 제작예산 1500만달러 투입
TV드라마론 상상하기 힘든 대작으로 새 역사

어벤져스, 드라마식 단서로 22편 묶는데 성공
제작자들 높아진 기준에 맞춘 콘텐츠 숙제로



“왕좌의 게임은 텔레비전을 변화시켰다”(뉴욕타임스)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 HBO의 흥행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마블 시리즈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 대한 관심이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각각 8년과 11년 간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왕좌의 게임과 어벤져스 시리즈는 마지막까지 폭발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최근 대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흥행 공식’마저 새롭게 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두 시리즈에 대한 열풍은 가히 상상을 뛰어 넘는다. 중세 시대를 모티브로한 왕좌의 게임에 불현듯 등장한 ‘스타벅스 컵’ 하나가 미중 무역전쟁 등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굵직한 이슈를 단숨에 집어삼키는 가 하면, 엔드게임이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는 보도들이 연일 주요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왕좌의 게임을 보지 않겠다는 수 년간의 원칙마저 져버렸다”는 하소연 섞인 칼럼이 주요 매체의 여론면을 장식할 정도다.

실제 왕좌의 게임과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는 지난 약 10년 동안의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례다. 두 시리즈가 세운 역대급 흥행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 4월 최초 공개된 왕좌의 게임은 매회 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가장 최근 방영된 5번째 에피소드는 닐슨리서치 기준 미국에서만 1276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드게임은 개봉 13일 만에 ‘타이타닉’을 제치고 역대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영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넥플릭스를 필두로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이미 제 2의 어벤져스, 왕좌의 게임을 탄생시키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초대형 예산과 견고하게 구축된 내러티브와 세계관 등 과거 드라마와 영화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두 시리즈의 시도에 주목, 새로운 흥행 공식을 도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엔터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두 시리즈가 미디어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이다. CNN은 “두 프랜차이즈는 SF 판타지, 그리고 코믹스에 기반을 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은 텔레비전 스토리텔링과 영화 제작 사이의 차이를 없애면서 드라마와 영화 시장을 정복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왕좌의 게임의 경우 편당 1500만 달러(한화 178억 5000만원)의 제작비, 초대형 컴퓨터 그래픽, 치밀하게 짜여진 세계관 등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예산과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상업영화들의 평균 제작비가 100억원 남짓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왕좌의 게임은 영화의 스케일을 가진 드라마인 셈이다.

어벤져스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지난 11년 동안 마블은 각각의 시리즈 영화를 통해 꾸준히 다음 영화에 대한 ‘이스터에그(단서)’을 제공함으로써 22편의 영화를 하나의 스토리로 묶는데 성공했다. 이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모여 시즌을 구성하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공식과 닮아있다.

게리 뉴먼 전 폭스 텔레비전 그룹의 공동대표는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영화와 텔레비전 사업에 대한 경험은 예전과 달라졌다”면서 “이제 그들은 혼합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 공은 왕좌의 게임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엔터 시장 내 제작사들은 왕좌의 게임과 어벤져스가 끌어올려 놓은 ‘성공 기준’에 맞는 또 다른 흥행작을 내놔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최근 주요 제작사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초대형 블록버스터급’ 콘텐츠를 만드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 제작에 최소 10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선언한 애플은 헐리우드 유명 배우인 리즈 위더스푼과 제니퍼 애니스톤이 출연하는 드라마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뉴먼 전 대표는 “왕좌의 게임의 흥행 공식은 더이상 HBO만의 것이 아니다”면서 “넷플릭스와 아마존, 그리고 FX와 같은 대형 케이블 네트워크은 프리미엄 서비스 시장 내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 서사의 더 넓은 범위를 가진 것으로 콘텐츠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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