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보험·부동산 대출 등
앱 하나로 모든 금융정보 관리
“은행 필요 없는 시대 도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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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개최된 ‘2019 헤럴드 금융 포럼’에서 귀빈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전창협 헤럴드경제 편집국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신현준 신용정보원장,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권충원 헤럴드 대표, 김종석 자유한국당 정무위 간사,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허인 국민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 강호 보험개발원장. 정희조 기자/checho@ |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은 새로운 금융플랫폼과 ‘디지털 금융지주’를 출현시키는 것은 물론 국내에 머물던 금융산업의 새로운 수출 전략이 될 것입니다.”
김태훈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금융포럼 2019의 제1세션 ‘마이데이터(MyData) 금융의 새 지평’ 주제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을 단순한 금융정보의 제공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여기에서 정말 수많은 혁신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혁신을 바탕으로 우리 금융업이 진정한 글로벌 금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이다.
▶은행장들 앞에서 “은행 없는 시대 온다”=김 대표는 ‘토스’를 만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 더불어 국내 핀테크 업계와 당국에서 가장 주목하는 인물이다. 이날 포럼에서도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서며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이날 포럼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을 앞에 두고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금융서비스에 은행이 필요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다소 도발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데이터와 결제 주권이 고객들에게 돌아간다면 금융서비스 접점은 앞으로 은행이 아닌 핀테크 업체가 맡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 대표는 “금융의 모듈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가 도래하면 ‘API 경제’가 출현해 월급통장 관리 및 부동산담보대출 등 핀테크 업체와 금융회사의 다양한 제휴 실험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PI란 특정 프로그램의 기능 및 데이터를 다른 프로그램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정해둔 일종의 통신규칙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의 API를 핀테크 업체들은 물론 금융회사들 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화를 추진중이다. 그렇게 되면 핀테크 업체들이 금융회사의 API에 명령어만 전송해서 지급결제 및 송금, 데이터 전송 등을 모두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앱을 통해 모든 금융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금융정보 올인원’…판매 비효율 없앤다=김 대표는 금융소비자들의 모든 정보를 모은 통합 경험을 설계하면 금융상품 판매 방식도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뱅크샐러드가 제휴했던 카드발급, 대출 및 보험신청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뱅크샐러드를 통해 발급된 신용카드 한 장의 월평균 사용액(109만원)이 카드사들의 기존 채널에서 발급된 카드의 월평균 사용액(65만원) 대비 훨씬 많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우리 제휴 사례에서 보듯 오픈뱅킹은 기존 금융상품 판매 시장의 비효율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신용 등 모든 데이터를 확보한 핀테크 업체가 ‘올인원(All in One)’ 통합 경험을 만들면 디지털 금융상품 판매는 엄청난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에 선택권을…‘마이데이터’ 철학=김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우리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 시대를 적극적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고 치켜세워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올해 초 금융위의 금융결제 공동인프라 혁신안이 나오면서 금융기관이 고객장부의 열람과 기록을 모두 오픈하는 대혁명이 시작됐다”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은 두 번째 오픈뱅킹 의무화로, 그 어떤 정부보다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이어 “특히 이러한 오픈뱅킹이 ‘마이데이터’라는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개인의 데이터를 중앙화하던 기존 빅테크 회사들이 모델이 아니라,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마이데이터 모델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데이터 인증과 표준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바탕으로 오픈뱅킹 생태계가 열리는 아시아 시장 등에 진출할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며 끝을 맺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