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류스타와 공인의식’ 문제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지난 14일 ‘한류스타와 공인의식’을 주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심포지엄이 열렸다. ‘버닝썬’ 사태로 한류와 연예인에 대한 위상이 흔들리면서, 문제 분석과 해결책 모색을 위해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이 마련한 자리였다.

필자는 ‘버닝썬’ 사태의 원인과 구조적 문제에 대해 발제했다. 이런 어두운 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방송국과 기획사 대표, 언론이 모두 어른의 역할을 하며 건강한 연예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시청률에 급급한 방송사와 매출을 올리려는 기획사의 이익이 맞아떨어져 물의를 일으키는 연예인과 그 구조에 대해 경고의 ‘사인’을 보내지 않고 오히려 동업자 의식을 발휘하지 않았는지 자문해야 한다.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 아이돌 산업은 방송을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TV가 필요없다. 유명 아이돌들은 리얼리티 영상을 인터넷이나 SNS로 송출해도 볼 사람은 다 본다. 방송사가 시청률을 위해 이들을 모셔와야 할 판이다.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갑을관계가 바뀌고 있다. 아이돌이 연습생이나 신인일 때는 ‘을’이지만 스타가 되면 무소불위, 제어불능의 ‘갑’이 된다. 승리 게이트는 이처럼 온갖 갑을 관계가 뒤집어지는 틈새에서 생겨난 연예인 일탈의 총합이라 보면 된다.

세션2 발제를 맡은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연예인의 공인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실제 아이돌의 심리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인간관계를 단절한 채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10대부터 하는 것과 20대에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전자가 후자에 비해 훨씬 더 정서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현실은 아이돌 가수의 데뷔가 점점 더 어려지고 있다. 2018년 ‘프로듀스 48’에서 1위를 하며 걸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한 장원영은 현재 만 14살이다. 14살이 대중 전체와 상대해야 하는 직업이다. 문제가 없을 때는 잘 굴러가지만, 논란과 문제가 생긴다면 이의 대처는 어른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연습생 트레이닝과 데뷔를 늦춰야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현재의 방식을 유지하려면 다른 인간관계를 단절 시키지 않고도 연습생과 신인 시절을 보내게 해야 한다. 승리 게이트는 한국 정치경제의 ‘압축성장’의 부작용이 대중문화 영역에서 나타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진단과 해법 모색도 시급하다. 건강하지 못한 콘텐츠는 이제 사상누각이기 때문이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