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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신도시 흥행의 승부수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지구가 신도시로 추가 지정되면서 수도권 주택 공급 밑그림이 완성됐다. 신도시를 만들어 20만 가구를 짓고, 신규 중소택지에 10만 가구를 건설해 수도권에 총 30만 가구를 공급, 서울 집값을 잡겠다던 문재인정부의 지난해 약속이 이번 후속 조치로 마무리됐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시책은 다주택자 중과세와 대출 규제 등 투기 수요 차단과 이번처럼 공급을 늘리는 대책이 핵심이다. 집값 불안의 진원지가 서울이라면 공급도 당연히 서울에서 이뤄지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서울에 지을 땅이 소진된데다 재건축ㆍ재개발은 투기 재연 우려 탓에 정부로선 꺼내들기 어려운 카드다. 그러니 지금으로선 서울 외곽에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 이외에 달리 뽀족한 수단이 없을 것이다. 2기 신도시가 서울 수요 분산에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3기 신도시는 그나마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에 주안점을 뒀다.

그렇다면 2, 3기 신도시는 정부의 기대대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러 변수가 있지만 관점을 도시 가구 구성의 트렌드에 맞추면 예측이 더 쉬워진다.

노태우정부의 1기 신도시(분당 평촌 산본 중동 일산)는 외벌이-다자녀가구 구성에 적합한 도시 설계를 채택했다. 실제로 90년대 초 1기 신도시가 준공되고 제대로 기능이 작동하자 ‘천당 위 분당’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2000년대 초반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1기 신도시는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불편함이 거의 없었다. 외벌이 가장의 출퇴근이 유일한 불편사항이었다.

2010년대가 되자 맞벌이-외자녀로 대표되는 가구 구성이 대세가 되면서 1기 신도시는 더 이상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담지 못하는 형태가 됐다. 달라진 도시 가구들은 직주근접 환경을 요구했다. 맞벌이에겐 교통이 1순위였다. 그러나 1기 신도시 보다 서울에서 더 먼 거리에 2기 신도시(화성 동탄, 파주 운정, 인천 검단, 양주 옥정)를 만들었으니 어떠했겠는가.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서울 구도심의 마포-용산-성동구가 ‘마용성’으로 불리며 집값이 다락같이 오를 수 밖에.

미래에는 어떻게 될까. 현재의 중심 가구인 맞벌이-외자녀 혹은 싱글 가구의 시각에서 보면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흥행의 열쇠다. GTX는 도시철도만큼 하루 140회 이상 빈번하게 운행된다. 1기 신도시가 충족하지 못한 출퇴근 30분 이라는 교통의 편익을 제공한다. 그렇게 된다면 2, 3기 신도시 중 서울 접근성이 높아진 지역은 제2의 판교로 거듭날 수 있다. 자족기능이 변수이긴 하지만.

GTX 건설은 그러나 지금 지지부진하다. 3기 신도시 발표로 울분을 토하고 있는 파주 운정과 일산의 눈물을 닦아줄 GTX A노선은 작년 말 착공 기념식을 열었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B와 C 노선은 이 보다 한참 더뎌 하세월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3기 신도시 기자회견장에서 “강남권 수요를 흡수하는 데 부족한 거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강남이 좋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신도시 어디서나 양질의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표명이다. 이런 자신감이 먹히려면 GTX에 승부수를 띄어야 한다.

문호진 소비자경제섹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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