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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저가’도 무용지물…대형마트의 추락
내수침체·e커머스 저가 공세
소비자들 가격 저항감 높아
경쟁 주도 이마트 매출 2.3% ↓



대형마트들이 ‘국민가격’ ‘극한가격’ 등 초저가라는 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매출 하락의 늪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와 함께 e커머스 업계의 저가 공세로 가격 저항감이 커지다 보니 웬만한 가격으론 소비자관심을 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초저가 할인’ 공세도 마트의 매출 감소 추세를 바꾸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들은 ‘국민가격’, ‘블랙이오’, ‘극한도전’, ‘쇼핑하라2019“ 등의 행사를 통해 저가 경쟁에 돌입했다. 2~3개 미끼 상품 할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선식품부터 공산품까지 할인 품목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롯데마트는 일부 품목에 대해 경쟁사 가격보다 무조건 싸게 파는 등 마진을 포기하는 가격 정책까지 내놨다.

대형마트의 최저가 경쟁은 전형적인 ‘로스 리더’(loss leader) 마케팅이다. 특정 상품을 파격적 가격에 팔아 물건 가격이 싸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고객을 유인하는 전략이다. 마트는 로스 리더 품목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대신 많아진 고객들이 다른 제품들을 사게 돼 전체 매출은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마트들의 이같은 전략에도 매출 하락엔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대형마트의 경기가 좋지 않아 올해에는 내심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을 기대했었다”며 “하지만 막상 1분기 실적을 보니 상황은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요즘은 워낙 가격에 민감해 초저가 가격 전략을 쓰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부담감은 오히려 더 커진 것 같다”면서 “일부 지방 점포들은 그나마 선전했었는데, 올 들어서는 지방에서도 빨간불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같은 위기감은 최근 잠정실적을 공시한 이마트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마트 내 할인점의 1분기 총 매출액은 2조83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9051억원)보다 2.3% 줄었다. 내수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1분기 매출이 급감했던 점을 고려하면 기저효과도 없었다.

이마트는 올해 신규 출점이 없었던데다 지난 달 서울 창동점이 리모델링 때문에 잠시 문을 닫은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창동점의 기존 매출 등을 고려해도 매출이 700억여원 감소한 것은 이마트가 할인 마케팅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이례적으로 국민가격과 블랙이오 등 두 가지의 할인행사를 병행하고 있다.

경쟁사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롯데그룹은 최근 유통BU(Business Unit) 소속 계열사 중 편의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외에 다른 유통 계열사들이 연초에 세웠던 목표 매출을 달성하지 못해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마트의 달성률이 저조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가 최근 일부 마진을 포기하는 ‘극한도전’ 행사를 시작한 것도 이런 고민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여러 할인 정책에도 마트의 매출 감소 추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라며 “트레이더스나 이마트24, e커머스 사업 등 성장 사업들에 힘을 실어 매출 다변화를 통한 외형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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