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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아트데이 3회 오프라인 경매 ]김환기·이우환 대가의 작품 앞에서…생명의 응집력을 느끼다
헤럴드아트데이 3회 오프라인 경매
국내외 유명작가 작품 130여점 출품
데미안 허스트·키스 해링도 참여
‘부재의건축’ 사진작가 회퍼 작업 눈길
후암동 헤럴드스퀘어 30일까지 프리뷰
컬렉터 등 ‘다시 없는 기회’ 큰 관심


온라인 미술품 경매 강자인 헤럴드아트데이가 세 번째 오프라인 경매를 개최한다.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등 컬렉터들의 각광을 받는 작가를 소개해 온 아트데이 오프라인 경매는 이번 경매에선 단색화 거장 김환기를 선보인다. 프리뷰전시는 4월 19일부터 30일까지 후암동 헤럴드스퀘어에서 열리며, 경매는 30일 오후 5시부터 시작한다.

김환기 외 이우환, 윤형근, 이대원, 황염수, 오승윤, 김구림, 전광영, 오세열, 김종학 등 국내 작가들과 데미안 허스트, 키스 해링, 베르나르 브네 등 해외 유명 작가작품이 출품됐다. 감로탱화, 신불탱화, 도자기, 목가구 등 조선후기 예술품과 롤렉스, 브레게, 피아제 등 시계와 주얼리까지 총 132점이 나왔다. 

김환기 / 사월 April / oil on canvas / 53×72.7cm / 1961
▶김환기 ‘사월’
=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작가 수화 김환기의 작업이 출품됐다. ‘사월’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여러사람이 함께 모여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어깨동무를 한 이들의 형상에서 끈끈한 동지애가 느껴진다. 1961년작으로 지난 2004년 환기미술관에서 열린 김환기 30주년 기념전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에 전시됐던 작품이다.

수화는 한국적 서정주의를 서구 모더니즘 언어로 잘 풀어낸 작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1963년 상파울로비엔날레를 계기로 뉴욕에 정착하며 당시 뉴욕 화단을 지배하던 추상표현주의에 영향을 받는다.

이 시기를 시작으로 이전까지 화폭에 주로 등장하던 도자기, 산, 학, 사슴, 매화 등 한국적 도상이 사라지고 점화라는 완전 추상의 세계로 들어서며 작품세계의 정점을 찍는다. 1974년 61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이우환 / Dialogue / acrylic on canvas / 227.3×181.8cm (150호) / 2015
▶이우환 ‘대화(Dialogue)’ㆍ‘바람(wind)’
= 대표적 단색화가로 꼽히는 이우환의 작품이 나왔다. 공간 속 여백의 미에 방점을 찍은 ‘대화’연작은 2010년대 들어 시작한 가장 최근의 시리즈다.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바람’, ‘조응’ 연작과 공간의 사유라는 측면에서 같은 맥락에 있다.

연대기순으로 보면 점점 화면을 채우는 선이나 점의 수가 줄어든다. 있는 그대로인 것과의 관계를 논하고, 절제와 공존을 지향하는 것이다. 작가는 “어떤 그림을 그림으로써 그려지지 않는 부분과 그린 부분이 서로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어떤 울림을 주는 공간이 여백이다”라며 자신의 ‘여백’에 대해 동양화에서 말하는 여백이 아니라 ‘울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1980년대 시작한 바람 연작은 불규칙, 우연성을 통해 무한한 생명력을 묘사한다.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규칙이나 재현할 수 있는 순서를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분명한 방향을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 도 없다. 붓질도 초기 연작과 달리 일정한 체계 없이 물감의 농도를 달리해 칠했으며, 꺾이고 굽어지고, 겹쳐지거나 중첩되기도 한다. 미술평론가 이일은 이우환의 바람 연작을 ‘그의 회화적 어휘인 어두운 청회색의 붓 자국들은 스스로를 규정지으려고 하지 않은 채 그 하나하나로 생성과 소멸을 나타낸다.” 면서 “결국 그는 일체의 회화적 요소를 배제시키고 그 최소한의 한계로까지 무화시킴으로써 다시금 회화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황염수 ‘장미’= 장미화가 황염수의 붉은 장미가 나왔다. 굵은 윤곽선으로 장미형태를 잡고, 다양한 색감이 그 안을 채운다. 바탕은 꽃과 대비되는 색으로 장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든다. 한 송이, 혹은 한 다발까지 형태와 구도가 제각각이지만 그 안에서 또 하나의 앙상블을 이룬다. 황염수 화백은 “나는 장미를 그대로는 그리지 않는다. 그대로 그리려 하면 자꾸 다른 꽃들이 튀어나온다.

내 그림의 목적은 장미라는 구체적인 대상이 아니라 장미가 내 마음 속에 던지는 어떤 ‘부딪힘’이다. 미술이 해야 할 역할은 현실의 장미보다도 더 높은 차원에 있는 그 무엇을 그려내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매에 출품된 작품은 총 3점이다.

▶오세열 ‘무제’= ‘점점 더 그림을 못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다는 오세열의 작품도 출품됐다. 오세열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늘 나오는 단어는 ‘천진난만함’, ‘어린이 같은 순수함’이다. 서툰 솜씨로 쓴 숫자와 글자, 투박한 선으로 그려진 인물들이 그러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오세열 작가의 작업방식은 무척이나 복잡하다. 여러차례 물감을 얹고 말리며 레이어를 만들고, 마지막에 날카로운 면도칼로 긁어내듯 새겨내듯 형상을 만든다. 자신의 살을 파내가듯 작업한다. 어딘가 불편한 인물들은 전쟁이후 다치고 불편한 삶을 살아야 했던 우리 이웃들이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현대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번 출품작은 2017년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렸던 개인전 <오세열: 암시적 기호학>에 전시되었던 작품이며 그의 고유한 특성을 만끽할 수 있다.

칸디다 회퍼 / Palacio de la Magdalena Santander Ⅲ / c-print / 180×220cm / 2005
▶칸디다 회퍼 ‘Palacio de la Magdalena Santander Ⅲ’
= 공간을 기록하는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의 작업이 나왔다. 칸디다 회퍼는 30년 넘게 박물관, 오페라 극장, 궁전, 은행, 동물원 등 인간 문화활동이 축적된 ‘공적 공간’에 집중해 왔다. 회퍼의 사진에는 건물만이 존재할 뿐, 인간은 없다. 텅 빈 공간이라곤 하나 그 공간을 사용한 인간의 흔적과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의 사진을 ‘부재의 건축(Architecture of Absense)’이라고도 부른다.

회퍼는 공간과 사물들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인위적인 설정이나 카메라 조작을 가능한 자제함으로써 공간과 사물의 형태들이 스스로 말을 하도록 유도한다.

광각렌즈를 사용하여 가능한 넓은 공간을 화면 속에 담는 동시에 일부분이 잘려나간 사물들을 화면의 가장자리에 남겨 놓으면서 관람자로 하여금 이 공간에 대한 관찰자가 사진 속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 시켜준다.

▶감로탱화(甘露幀畵) = 죽은 영온히 다시 좋은 곳으로 태어나기를 기도하는 ‘영가천도(靈駕薦度)’의식 중 대표적인 수륙재(水陸齋)에 사용하는 탱화인 감로탱화가 나왔다.

감로탱 도상은 부처의 제자 중 한 명인 목련존자(木連尊者)가 자신의 어머니가 아귀가 된 것을 알고 부처에게 그녀를 구원할 방법을 물어본다는 ‘불설우란 분경(佛說盂蘭盆經)’에서 비롯됐다. 감로탱은 크게 상단, 중단, 하단으로 나누어져 있다. 화면의 중단에는 거대한 아귀를 반드시 배치한다. ‘불설우란분경’ 목련존자의 어머니이자, 육도 (六道)를 떠도는 모든 영혼을 상징하는 도상이다. 아귀의 우측 하단에는 중생 들을 구원하고자 스님들이 모여 독경을 하고 있으며, 좌측 상단에는 법고, 바라 등을 연주하며 의식을 행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중단의 좌우 끝에는 왕후장상(王侯將相)들이 의식에 참여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경매출품작은 헤럴드아트데이 홈페이지와 전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경매참여는 서면과 전화응찰 혹은 당일(4월 30일) 경매장에서 직접응찰도 가능하다. 문의 | 02-3210-2255 

이한빛 기자/vic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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