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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건강포럼-민병주 소호클리닉 피부과 외과 원장·의학박사]미세먼지와 피부건강
지난 겨울에는 ‘삼한사미(3일 추위, 4일 미세먼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극성이었다. 미세먼지는 질산염 황산염 같은 대기 오염 물질과 납 카드뮴 같은 중금속, 탄소류로 뭉쳐진 아주 작은 입자의 물질이다. 지름이 10m 이하이면 미세먼지(PM10)로, 2.5m 이하이면 초미세먼지(PM2.5)로 분류된다. 10 m는 머리카락 굵기의 1/5~1/7 정도로 작고, 2.5 m는 사람의 기관지와 폐에 깊게 침투할 수 있는 크기다.

미세먼지가 호흡기와 심혈관계에 미치는 나쁜 영향 미친다는 정보는 각종 매체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하고 있다. 농도가 높아지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입원율과 사망률이 증가하며 폐암 발생율이 증가한다. 특히 천식환자는 폐기능 저하, 급성 천식발작을 유발할 수 있어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폐포를 통해 혈관까지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손상을 주어 협심증, 뇌졸중과도 관계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피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가장 바깥에서 피부를 보호하고 있는 각질층의 피부장벽기능이 손상되어 있다. 게다가 피부를 자주 긁어 상처가 많다. 손상이 심한 이런 피부에는 미세먼지가 쉽게 침투할 수 있고 염증을 잘 일으켜 아토피피부염이 더 악화된다. 공기정화기로 유치원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었더니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어린이의 증세가 호전되었다는 연구도 최근 국내에서 발표되었다.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정상인 사람에 비해 미세먼지에 의한 자극을 3배 이상 많이 느낀다고 한다. 미세먼지로 인해 피부의 작열감, 소양감 등이 발생하고 피부염까지 진행할 수 있다. 물론 피부장벽이 정상인 경우에도 미세먼지가 모낭까지 들어가는 것이 관찰된 바 있다. 피부가 건강해도 미세먼지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미세먼지는 피부에서 발생한 피지와 섞여 여드름을 생성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또 두피에 붙어 모공을 막고 모낭세포를 약화시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쉽게 빠지기도 한다.

피부노화를 일으키는 환경요인은 주로 자외선과 흡연이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도 외인성 피부노화의 특징인 주름과 색소침착을 발생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는 활성산소를 생산하여 콜라겐 합성을 감소시키고 분해를 증가시켜 피부노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미세먼지에 노출한 실험 쥐의 피부는 표피가 두꺼워지고 진피의 깊은 곳까지 염증세포 침윤 현상이 생겼다고 한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미세먼지가 피부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결국 노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외출했다가 돌아온 후에는 바로 옷을 갈아입고 꼼꼼히 세안하고 피부를 잘 씻어내야 한다. 끈끈한 모발 제품은 미세먼지를 잘 달라붙게 하므로 좋지 않다. 보습제는 충분히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고 기능적 보호막을 형성해 주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세먼지로 인해 활성산소가 증가한 피부에는 비타민류를 포함한 항산화성분의 보습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민병주 소호클리닉 피부과 외과 원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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