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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이스라엘 골란고원 주권 인정해야”…美, 총선임박 ‘네타냐후 총리 구하기’
논쟁 많은 영토…서울 두배 면적 골란고원
이스라엘 방문 폼페이오 “대이란 정책 지지”
4월 9일 이스라엘 총선 ‘지원사격’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논란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점령중인 골란고원(Golan Heights)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해야 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합의와 미국의 전통적인 노선으로부터 벗어난, 돌발적인 발언이다. 정치적 명운을 걸고 총선을 맞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사격이라는 분석이다. 국제사회와 미 정치계에서의 논란이 예상된다.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은 전쟁으로 인한 영토 취득을 배제하는 안보리 결의 제242호에 대한 위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 52년이 지난 상황에서, 미국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골란고원을 차지했고, 1981년 국제사회의 승인 없이 이를 병합했다. 골란고원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약 1200㎢로, 서울(605㎢)의 2배 정도 된다. 골란고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오는 25~26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나왔다. 전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네타냐후 정부의 대 이란 적대 정책을 칭송한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정치적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를 지원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의 B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4월9일 있을 총선과 일련의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이는 이번 총선에서 네타냐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노골적인 시도로, 국제법의 중요한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99년 제13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다시 총리에 올라 현재까지 집권중이다. 그가 올해 총선에서 승리하면 다비드 벤구리온 초대 총리를 제치고 역대 최장수 이스라엘 총리가 된다.

하지만 거듭된 부패 스캔들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스라엘 검찰은 지난 1일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그의 부인 사라는 총리 공관에 전속 요리사가 있는데도 외부식당에서 음식을 구입하는데 10만 달러(약 1억1200만원)를 써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미 국무부가 지난 13일 발간한 인권보고서에서는 골란고원을 지난해 보고서와 달리 ‘이스라엘 점령’ 지역이 아닌, ‘이스라엘 관할’ 지역으로 기술했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채택된 유엔결의에 따라 그 동안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공식 인정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발간된 미 국무부의 인권보고서는 미국의 정책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 회장은 트위터에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은 전쟁으로 인한 영토 취득을 배제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며 반대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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