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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채권 매도 35개월만에 최대 왜?
한미 금리역전폭 벌어지고
원화 약세로 환차손 위험↑
차익거래 투자환경 악화돼



외국인들이 지난 달 상장 채권을 35개월만에 최대규모로 팔아치웠다. 한미 금리역전과 원화약세 등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단기차익거래 자금을회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상장채권에서 3조7390억원 가량의 자금이 순유출(순매도와 만기상환 합산)됐다. 2016년 2월(4조2320억원)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유럽(-2조2000억원)과 미주(-1조3000억원)를 중심으로 자금 유출세가 거셌다.

잔존만기별로 ‘1년 미만 채권’에서의 유출이 특히 두드러졌다. 무려 4조4450억원이 빠져나갔다.

단기채권 투자 유인인 차익거래 환경도 올들어 악화되는 모양새다. ‘차익거래 유인’이란 국내 채권과 해외 조달 금리차에서 스왑레이트(선물환과 현물환의 차이를 현물환으로 나눈 값)를 뺀 값을 뜻한다. 외국계 헤지펀드들은 채권 투자의 차익(금리 차)과 환율 차익(스왑 레이트)를 모두 고려해 차익실현에 나서게 되는데, 이 ‘차익거래 유인’ 값이 줄어들수록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30~40bp(1bp=0.01%포인트)였던 ‘차익거래 유인’은 올해 1월 10~20bp 수준으로 줄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만 놓고 보면 지난해 11~12월에 미국이 2% 중후반, 한국이 2% 미만의 금리 수준을 보여 외국인 입장에선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을 것”이라며 “그러나 스왑레이트가 지난해 연말 -1.85%까지 떨어지면서 ‘차익거래 유인’이 커져 지난해 연말 외국인 자금 유입이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차익거래 유인’이 줄어들면서 외국인들이 1월에는 자금을 빼기 시작했다”며 “특히 보유잔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만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에 114조원 정도였던 보유잔액이 올해 1월 110조원 수준으로 줄었는데, 그만큼 외국인들이 채권을 상환받은 뒤 재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박종연 IBK연금보험 유가증권운용부장은 “올해 1월 글로벌 헤지펀드들을 중심으로 한 단기차익 거래 규모가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3월 말 채권 재투자를 위해 1월에 자금을 뺐을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통상 국채는 통합발행(국고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발행시점이 다른 채권이어도 만기와 표면이율을 동일하게 해 3개월 단위로 한꺼번에 발행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3ㆍ6ㆍ9ㆍ12월에 만기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 분기별 채권 자금 집행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자금을 뺐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각에선 추가경정 예산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온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 얘기가 나온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물가가 상승하고 단기 금리가 오를수 있어(채권 가격이 하락할 수 있어) 이를 예상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1년 미만의 채권을 판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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