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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북한 경제발전’도 논의…스웨덴 실무협상 2보 전진했나
비핵화·상응조치 긍정적 탐색전
개발이슈도 대화테이블 올린듯
전문가 “장기협력 등 포괄적 대화”


북한과 미국이 2차 정상회담 준비 실무협상 중인 2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휴양시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 정문이 닫힌 채 경찰이 경비 중인 모습.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9일 시작한 ‘합숙 담판’을 21일 종료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번째 만남을 위한 첫 합숙회의가 끝났다. 철통보안 속에 진행됐지만, 협상 분위기가 ‘긍정적’이라는 반응은 종료 하루 전부터 쏟아졌다. 초보적인 비핵화ㆍ상응조치를 넘어선 논의가 허심탄회하게 이뤄진 가운데, 북미 양국은 북한 경제개발 이슈까지 테이블에 올려놓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북미실무협의가 끝난 직후인 21일(현지시간) “한반도 신뢰구축ㆍ(북한의) 경제개발ㆍ장기적 관여(long-term engagement)를 포함한 이슈들이 논의된 건설적인 대화였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에 따른 상응조치는 물론 대북 제재 완화를 넘어선 장기적인 북한 경제개발 관련 대화까지 이뤄졌음을 시사한 것이다. 2박3일 일정을 마친 남ㆍ북ㆍ미 대표단이 밝은 표정으로 협상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이유로 해석된다.

스웨덴 협상이 시작되기 전 북미 양국 간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의 경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강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들은 전날 “영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가운데 하나만 이행해서는 ‘아무것도 줄 수 없다’는 게 미국 입장”이라며 “인도주의적 수준의 지원만 검토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테이블에서 양국은 갖고있는 모든 ‘카드’를 올려놨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비치기 위해 영변 핵시설 영구 폐쇄ㆍ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대한 검증ㆍICBM 폐기 등을 거론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또한 기존에 언급됐던 인도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설치 외에 한미연합훈련유예, 안보리 대북제재 조건부 완화 등을 꺼냈으리란 분석이다.

특히 북한 경제개발과 관련한 대화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된다. 산업구조의 가장 많은 부분 (31.8%ㆍ2017년 한국은행 기준)을 차지하는 광공업 분야에 최근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간기관인 북한자원연구소에 따르면 북한 석탄 생산량은 2011년 2200만톤(t)에서 2016년 3500만t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7년 2000만t, 2018년 1500만t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석탄은 북한의 대중국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북한 전력 생산 40% 이상을 점하는 화력발전의 주연료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북한 산업에서 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생산감소가 계속될 경우 북한의 경제 발전에도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17년 주력제품 수출이 전면 금지된 와중에도 잘 버텨온 북한 경제가 발전과 퇴보의 기로에 선 셈이다. 이런 현실로 인해 이번 스웨덴 협상에선 제재완화와 자동적으로 연결된 북한 경제개발 이슈까지 주제로 삼았을 공산이 커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스웨덴 협의는 구체적 논의보다는 상대 입장을 경청하는 성격의 회담이었을 것”이라며 “빅딜 등의 합의 대신 신뢰구축ㆍ경제개발ㆍ장기적 협력문제 등을 놓고 포괄적인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북미 양측이 처음 만나 탐색적 대화를 나눈 가운데 북한 경제개발 이슈도 아젠다 차원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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