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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 커지고 기회 줄고…ELS투자 ‘경고음’
작년 86兆 발행 역대최대
‘이익실현’ 조기상환 급감
큰손들 사모상품서 발 빼
中·유럽에 올 성과 달려



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규모가 86조원을 넘으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장 부진으로 조기 상환액은 급감하고 미상환 잔액은 크게 불어났다. 미국과 무역분쟁중인 중국경제와 밀접한 홍콩증시, 최근 브렉시트 혼란에 경기둔화 조짐까지 겹친 유럽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들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ELS 발행금액이 1년 전보다 6.8% 증가한 86조620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작년(81조1156억원)에 세운 사상 최대 기록을 뛰어넘는 규모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23조4177억원에서 2분기 24조6767억원까지 늘었다가, 3분기(14조2703억원)에 주춤한 뒤 4분기에 24조2556억원으로 다시 회복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예탁원은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로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수요가 증가한 것이 ELS 발행 급증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3분기에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해보다 발행액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지만 4분기에 다시 늘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목표 수익을 달성해 상환한 금액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ELS 총 상환액은 69조7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감소했다. 시장이 위축됐던 2016년(47조2006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조기 상환액은 47조3760억원으로 38.2% 급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ELS 미상환 발행잔액은 72조894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2.1% 증가했다.

ELS는 주요국 주가 지수나 개별 종목을 기초 자산으로 삼고, 조기 상환일이나 만기일에 미리 정해놓은 지수나 주가를 유지하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ELS의 조기 상환액이 줄고 미상환 잔액이 늘은 것은 그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실제 지수형 ELS에 주로 연동되는 유로스탁스50은 지난해 말 3001.42로 연고점 대비 18.27% 하락했고,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26.22% 빠졌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HSCEI가 2분기 이후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하반기에는 HSCEI 연계 ELS 발행이 급감했고, 일부 상품은 조기상환 지연까지 발생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기존 ELS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지난해 관련 ELS가 57조9244억원이 발행된 유로스탁스50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가, 49조8155억원이 연동돼 있는 HSCEI는 미ㆍ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경제 둔화에 발목이 잡힐 수 있어서다.

고액 자산가들은 이미 ELS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 감지됐다. 자산가들이 주로 몰리는 사모 ELS 발행금액은 지난해 13조4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 감소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HSCEI, 유로스탁스50 등 기초자산 가격이 빠지면서 ELS 모집도 줄어들었다”면서 “투자자뿐 아니라 운용사도 운용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승연ㆍ김현일 기자/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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