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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소비 트렌드 ‘비건 열풍’] 핫하다, 비건…개인취향 넘어 소비 트렌드로
중장년층 건강·체질 관심사서
2030 환경·동물복지 윤리 인식

삶의 양식 ‘비거니즘’으로 진화
英 이코노미스트는 ‘비건의 해’
콩고기·식물성음료 매출 증가세



“30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과거엔 중장년층이 건강과 체질적 이유로 관심을 가졌다면, 지금은 20~30대 세대가 환경, 동물보호와 같은 윤리적 측면에서 채식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국내 1세대 채식주의자인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전 세계적인 비건 열풍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유기견 안락사 문제로 파장을 일으킨 동물권 단체 케어를 향한 국민적 공분이 커진 것 역시 ‘비건’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바야흐로 ‘비건(Veganㆍ완전 채식)의 시대’다. 전 세계 채식 인구가 늘고 있는 지금 ‘비건’은 올해의 강력한 키워드이자, ‘핫’한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간한 ‘세계경제대전망 2019’(The World in 2019)에서 올해는 ‘비건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채식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제채식인연맹(IVU)에 따르면 전 세계 채식인구는 1억 8000만명(2017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인도 전체 인구의 40% 가량이 채식주의자로 추정되는 인도의 비건 숫자는 빠진 통계다. 따라서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더 많은 이들이 채식주의자일 것으로 예측된다. 동물성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세계 비건인은 채식인의 30%선인 5400만 명 정도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2~3%인 100~150만명이 채식 인구로 나타났다. 그 중 비건 인구는 50만 명으로 추정된다.

비건이 채식주의의 가장 ‘엄격한 단계’임에도 비건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이제 비건은 먹는 것은 물론 동물로부터 얻은 원료로 만든 옷이나 액세서리, 동물실험을 하는 화장품도 사용하지 않는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삶의 양식(비거니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럽에서의 비거니즘은 ‘열풍’에 가깝다. 소비자 단체 로만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비거니즘’에 대한 트윗은 2000만 건에 달해 2018년 트위터 트렌드 1위에 올랐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시장의 변화도 빠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3대 채식 시장 중 하나인 독일 비건 시장의 규모는 2016년 19억2000만 달러(한화 약 2조 1500억원)에서 2018년 19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조 2000억 원)로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의 자료에선 2017년 7월부터 1년간 출시된 전 세계 비건 식음료 제품의 15%가 독일에서 나왔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건 식음료가 많이 출시된 나라다.

가장 많이 출시된 곳은 영국이다. 영국의 비건 식음료 제품 출시 비율은 2015년 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두 배로 늘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11번가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5월까지 비건 푸드 가운데 채식 콩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나 증가했다.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콩고기, 채식, 식물성 등이 포함된 비건 식품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비건 식음료 관련 제품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물론 인증 절차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얻으려는 제조업체의 움직임도 나타난다.

김영인 한국비건인증원 팀장은 “2018년 11월 국내 인증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법적 표시 광고를 할 수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 5개 업체에서 15종에 대해 인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비거니즘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거부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다.

이원복 대표는 “내가 살아가는 환경과 세상, 생명 존중의 관점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이냐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며 “그것에 대한 대안이 채식이라는 인식이 확고해지며 식품은 물론 의류,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소비자 수요와 의식이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환경보호와 동물복지를 이유로 채식을 하려는 소비자가 확연하게 늘며 유통 채널마다 채식 상품 카테고리가 생겨나고 있다”며 “지속가능성과 채식은 식품업계에서 가장 수면 아래에 있었으나 이젠 가장 거대하게 올라오는 트렌드가 됐다”고 분석했다. 

고승희 기자/s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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