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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다움이란?’ 질레트광고 ‘논란’…“사내가 다그래” VS “지금 바꿔라”
광고가 제시한 ‘유해한 남성성’에 대한 남성들의 반발 여론 거세
일부 사용자들은 불매운동 개시
P&G “남성성에 대한 긍정적이고 건강한 의미를 강조한 것”


[사진=질레트 광고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사내가 다 그렇지 뭐.” VS “오늘 당신(남성)들이 하는 행동을 미래 남자가 될 애들이 보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질레트(Gillette)의 2분 짜리 광고를 둘러싼 논란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30년 간 질레트가 고수해온 ‘남자를 위한 최상의 선택’이란 슬로건으로 시작되는 이 2분짜리 광고는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남성성을 조명, ‘무엇이 올바른 남성’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광고는 남자들이 여성에 대한 추행을 웃음 소재로 삼고, 또래 남자애와 싸우는 것을 당연시 여기며 “사내가 다 그렇다”고 변명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음을 꼬집는다. 소년들끼리의 ‘따돌림’과 ‘괴롭힘’, 여성들에 대한 희롱 등에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교육하며, 현실을 변화시키는 것이 ‘진정한 남성성’이라는 메시지다.

남성 우월주의로 만연한 기존의 남성성을 재정의할 때가 왔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광고는 사실상 ‘미투(MeToo) 운동 지지 광고’로 해석되고 있다. 제목에서도 미투운동의 표어 중 하나인 ‘우리는 믿는다’(We believe)’를 인용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질레트의 새 광고가 공개된 지 3일이 지난 현재, 해당 광고가 지적하고 있는 유해한 남성성(toxic masculinity)을 둘러싼 논란이 SNS등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17일 오후 기준 해당 광고는 유투브에서 18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WSJ는 SNS모니터링 업체인 브랜드워치의 데이터를 인용, 광고가 공개된 지 첫 3일 동안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질레트라는 단어가 160만번 언급됐다고 밝혔다. 광고에 대한 반응도 찬반을 오갔다. 월요일에는 질레트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62%로 과반을 넘었지만, 수요일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54%로 더 남았다.

광고의 후폭풍은 불매운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배우 제임스 우드와 토크쇼 진행자인 피어스 모건은 자신들의 트위터를 통해서 질레트의 제품을 더이상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광고에 화가 난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BoycottGillette와 #GilletteFail과 같은 해시태그를 사용해 자신의 질레트 면도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찢어버리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항의의 표시로 수염을 기른 사진을 올리는 사용자들도 있었다.

론 토로시안 5W 대외홍보기업 CEO는 “질레트가 논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번 광고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광고는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그 메시지가 사방에 흩어져서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질레트 브랜드를 소유한 P&G는 거세지는 비판에 대응해 “그것은 광고주로서의 우리의 목소리와 브랜드와 회사로서의 우리의 행동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함”이라면서 “이번 광고는 남성성에 대한 긍정적이고 건강한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답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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