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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사망에 도마에 오른 ‘SKY캐슬’에 책임 물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실제 환자가 진료실에서 휘두른 흉기에 찔려 정신과 의사가 숨을 거둔 사건이 발생하면서, 얼마전 유사한 장면을 내보낸 JTBC 드라마 ‘SKY캐슬’이 도마에 올랐다.

‘SKY캐슬’ 시청자 게시판에는 시청률만 좇다보니 자극적인 내용들이 들어가 결국 이런 모방범죄들이 나온다면서 제작진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물론 “왜 드라마 탓을 하고 난리죠”라는 어조의 글도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 입장문 발표를 통해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갈등과 폭력을 흥미 위주로 각색하거나 희화화하여 시청자로 하여금 의료기관 내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동조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송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상류층의 자녀 교육을 주제로 한 한 드라마에서는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칼을 들고 의사의 뒤를 쫓는 장면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여 방송한 바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피의자가 이 방송을 보고 모방한 것이 아니더라도 방송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진에게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진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써서 항의해도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방송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사가 환자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은 다시는 일어나서 안된다. 사건 재발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드라마탓으로 돌리는 건 무리다.

‘SKY캐슬’ 제작진은 “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사건 등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다큐가 아닌 코믹 풍자극임을 밝혔다. 오비이락격이 됐지만 이번 사건을 드라마탓으로 몰고 가는 것은 확대해석이다. 그런 식으로 가면 창착의 자유도 위축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SKY캐슬’ 제작진과 이를 내보낸 방송국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방송 장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SKY 캐슬’ 5~6회에서는 환자가 합병증이 생겼다면서 의료인에게 응급실에서 칼을 들고다니며 난동을 부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극중 이 환자를 수술한 의사인 주남대 정형외과 교수 강준상(정준호)은 병원 여기저기를 도망 다니다 결국 가스총으로 그 환자를 제압한다.

이런 에피소드가 내용 전개상 필요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지난해 12월 7~8일, 5~6회 연속해서 환자의 칼부림 난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문제는 생각해봐야 한다. 내용은 살리되, 자극성을 줄여야 했는데도 굳이 자극적인 범죄 장면을 2회에 걸쳐 지나치게 길게 보여줘 불편함을 가중시킨 점은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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