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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10월’ 직후로 돌아간 韓 증시…“올해는 반등 힘들어”
-11월 이후 반등 나타났지만…삼성전자 실적전망 하향에 제자리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세계 D램시장, 내년 1% 역성장”
-증권가 4분기 실적전망 하향 급급…영업이익 역성장 우려 목전
-‘비둘기파적 美연준’ 기대감 키웠지만…전문가 “아직 비둘기 아니다”

[자료=코스콤]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검은 10월’ 이후 소폭이나마 반등했던 코스피가 끝내 글로벌 하락 흐름에 동참하듯 힘없이 주저앉았다.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감안하면 과도하게 주가가 빠졌다는 분석덕분에 최근 한 달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지수를 웃도는 성과로 이어졌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전망이 본격적으로 악화하기 시작하자 또 다시 ‘낙폭 최대’ 증시로 되돌아가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 상장사 이익에 대한 전망치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낮아지고 있어,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유의미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7일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거래일인 지난 14일 코스피는 1.6% 급락한 2069.3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 말 2000선이 붕괴된 이후 이달 초까지 약 6%가량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다시 내리막으로 돌아선 모양새다. 4분기 이후 등락률을 살펴보면 코스피는 마이너스(-) 11.7%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8.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0.8%)는 물론 중국 상해종합지수(-11.2%), 일본 닛케이 225 지수(-11.4%)의 성과를 모두 하회하고 있다.

기대감을 높이던 최근 흐름에 반전을 가져온 것은 반도체 업황 부진이다. 미국의 반도체 시장 조사 업체인 IC인사이츠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세계 D램 시장규모가 올해보다 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D램 시장은 지난해 77%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3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미ㆍ중 무역분쟁 우려와 세계경제 위축에 따라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전망 역시 본격적으로 조정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삼성전자는 자체 실적 추정치(가이던스)를 발표했는데,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 보고서를 낸 15개 증권사 중 12곳이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를 가장 낮게 제시한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현 주가보다 7.6%가량 낮은 3만6000원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이익에 대한 실망감은 비단 삼성전자에 그치지 않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약 208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6월 말 당시의 추정치(235조원)보다 11%가량 낮아진 것이다.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이익 규모(205조원)와도 크게 차이가 없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는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 급급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내년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금 흐름 측면에서도 기대감을 키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소폭이나마 반등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영향이었다. 파월 의장이 “현 기준금리는 중립 금리의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밝혀 기존의 매파적 입장을 크게 누그러뜨린 것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마저 비둘기파적 연준이 가져올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글로벌 경기 정점 및 경기 둔화에 대한 확인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위험자산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 아직 미국 연준의 입장을 ‘비둘기’로 받아들이기엔 이르다”고 진단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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