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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대통령 “과거사와 양국발전 문제는 별개”…한·일 외교 ‘투트랙’ 재강조
- 文 대통령, 14일 청와대에서 한일의원연맹 대표단 접견
- 누카가 日 연맹 회장 “화해치유재단·징용공 문제” 의견 묻자
- 文 대통령 “과거사와 양국발전은 별개”… 투트랙 기조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를 위해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일본 대표단과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을 접견한 뒤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의원연맹 대표단을 만나 일본 측 의원연맹 회장에게 “과거사를 직시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양국 간 미래지향적 발전관계는 별개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한일 간 외교 문제가 돌출될 때마다 내놓았던 ‘투트랙 전략’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 의원연맹 회장을 만나 한일간 미래지향적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주 논의 대상은 최근 한국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한 사안과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판결’ 등이었다. 두가지 사안 모두 일본 정부가 한국측에 강하게 유감 표시를 하고 항의의 뜻을 밝힌 사안인만큼 회담 분위기는 엄중하게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왔다. 역사를 직시하며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만들게 된 것은 양국과 양국민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양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양국민의 우호적 정서를 촉진시키고 장려시켜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누카가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화해치유재단 해산, 징용공 판결 등에 대한 한국의 적절한 조치와 대응책을 기대한다”며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서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를 위해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회장(오른쪽)을 비롯한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화해치유재단은 오래 전부터 활동과 기능이 정지되었고 이사진들도 거의 퇴임해 의결기능도 어려운 상태이다. 아무런 활동이 없는 상태에서 운영과 유지비만 지출돼 오던 터라 재단을 해산한 것이다. 그 잔여금과 10억 엔은 원래 취지에 맞게 적합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협의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강제징용노동자 문제는 사법부의 판결이다. 일본도 그렇듯 한국도 3권 분립이 확고해 한국 정부는 이를 존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도 한·일 기본협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협정은 유효하지만 노동자 개인이 일본 기업에 대해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소멸된 건 아니라고 본 것이다”라며 “한국 정부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부 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이 모여 해법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양국민의 적대 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절제된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양국 간의 우호 정서를 해치는 것은 한·일 미래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시이 가즈오 고문은 “징용공 문제의 본질은 식민지배로 인한 인권 침해에 있다. 한·일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청구권 협정에서 청구권 문제는 해결됐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것은 최근 일본 정부도 국회 심의답변에서 답변한 바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양국이 전향적으로 계속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누카가 회장은 “개인청구권이 아직 소멸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한편 이것은 외교보호권을 포기했다는 인식도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정부가 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누카가 회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와 남북 간 정상회담을 위한 중재자 역할에 대해서 높이 평가한다”며 한·미·일, 한·일 등 일본과의 소통 필요성을 강조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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