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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들 빙판길 낙상…큰 통증 없다고 얕보단 큰일납니다”
약해진 뼈·근력에 사소한 낙상에도 골절
고관절 골절환자 1년내 사망률 최대33%
외출시 지팡이 필수…실내서도 방심 금물
만성질환·골다공증 환자 특히 주의를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면서 올 겨울에는 눈소식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에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빙판길 낙상사고’다. 특히 눈이 많이 내릴 경우 쌓인 눈이 녹지 않고 얼어붙어 빙판길 낙상으로 인한 골절에 주의해야 한다. 낙상은 단순 찰과상에 그치지 않고, 골절을 발생시키고, 심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2014~2016년 구급활동 현황을 보면, 3년 간 전체 사고 부상자(27만 548명) 중 낙상으로 인한 부상이 14만 4987명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한다. 특히 도로 결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2월(1만 3792명)과 1월(1만 11435명)의 낙상사고가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빙판길 ‘미끄덩’, 가벼운 낙상만으로도 골절=겨울철에 일어나는 골절은 주로 넘어지면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운동신경이 둔화되고 두꺼운 복장으로 반응이 더뎌져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넘어지면서 무의식적으로 땅을 짚기 때문에 손목 부위에 골절을 비롯한 부상이 많이 발생한다. 손목 부상으로 움직임이 불편해지면 팔꿈치나 어깨 등 다른 관절을 더 사용해 다치지 않은 주변 부위까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낙상으로 인한 대표적인 골절에는 손목 골절, 고관절 골절, 척추 압박 골절 등이 있다. 넘어질 때 순간적으로 팔을 짚거나, 엉덩방아를 찧으면 자신의 몸무게가 해당 부위에 그대로 실리게 되고, 손목,허리, 엉덩이, 척추 등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평소 골다공증이 있다면 사소한 낙상만으로도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손목은 아래팔 부분의 2개의 긴 뼈와 손목 부위의 8개의 작은 뼈로 구성돼 있는데 노년층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손목 골절은 아래팔 부분의 2개의 뼈인 요골에서 발생하는 골절이다.

이 경우 골절부위가 심하게 아프면서 붓고 손목을 돌리기 어렵다. 심한 경우에는 골절의 변형이 육안으로 확인된다.

반면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골절은 주상골 골절이다. 주상골은 엄지손가락과 이어지는 뼈로 손바닥을 폈을 때 가장 두툼한 부위에 위치한다. 손목 주위에 발생하는 골절은 치료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골절이 심한 경우 특징적인 증상으로 진단이 쉽지만, 골절이 경미하면 단순히 삔 경우(염좌)인지 골절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목염좌나 골절을 방치할 경우 10년 안에 외상성 관절염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게다가 손목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해 골절이 관절을 침범한 경우 정확하게 맞추지 않으면 수술 후 다른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관절 골절(엉덩이 골절), 1년 내 사망률이 19~33%에 달해=손목 골절이나 척추 압박 골절은 골절 양상에 따라 석고 고정이나 침상안정 등 비수술적 요법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고관절은 허벅지 뼈인 대퇴골과 골반이 연결되는 부위로서,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들의 경우 집안이나 빙판길을 가다가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골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부위이다. 고

관절 골절에 대한 수술적 치료 기술이 발전하여 예전과 달리 빨리 체중을 싣고 보행을 시작하지만, 또 다른 변수는 바로 노인들의 평소 건강상태다. 손목 골절은 50~60대에 흔하고, 척추 골절은 60~70대에 흔하지만 고관절 골절은 주로 80대 이후에 발생하는데, 인체에서 가장 두꺼운 뼈가 부러지는 기저에는 대부분 고혈압, 당뇨, 심폐기능 장애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에 대해 수술을 하는 경우 기력이 약해진 환자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기존 질환의 악화도 염려된다. 기존의 연구들을 보면 고관절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률은 19~33%에 달한다. 따라서 가능한 한 번의 수술과 조기 체중 부하가 가능한 수술 위주로 진행하고 환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뼈가 완전히 부러지면 통증이 심해 병원을 바로 찾게 되지만,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맞물리면 당장 큰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참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인의 경우 주위 식구들에게 말하지 않고 통증을 숨긴 채 누워만 있다가 치료의 시기를 놓쳐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가정에서는 어르신의 행동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외출 시 지팡이는 필수, 집안에서도 방심은 금물=젊은 사람도 마찬가지이지만 뼈와 근력이 약해진 노인들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발생하면 치료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겨울철 빙판길에서의 낙상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감을 잃지 않도록 손을 주머니에서 넣고 다니지 말고 장갑을 끼고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눈이 내려 빙판길이 만들어지면 노인들은 외출 시 반드시 겨울용 지팡이를 지니고 다니며, 길을 걸을 때 항상 착지에 집중해야 한다. 신발은 굽이 낮고 폭이 넓으면서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을 신는 것이 좋다. 집안에서도 방심은 금물이다. 필요한 물건은 손닿는 가까운 곳에 두고 사용하는데 편리한 곳에 보관하자.

특히 화장실이나 베란다는 물기가 없도록 주의하고 슬리퍼 역시 미끄럽지 않은 것을 사용하거나 미끄럼방지 안전판을 설치하는 것도 추천한다. 실내 보온에 신경 쓰고 추위에 몸이 경직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정형외과 이창훈 교수는 “강추위에는 옷을 두껍게 입다 보니 행동이 둔하고, 눈이 덮여 원래의 지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발을 헛디디거나 빙판에 미끄러져 골절의 위험성이 높다.”며 “특히 노인의 경우 일단 낙상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열 기자/k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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