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분신 택시기사, 손석희에 유서 남겨 “사람답게 살 수 있는날 되기를…”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57)가 손석희 JTBC 대표이사에게 남긴 유서가 공개됐다.

최씨는 10일 오후 2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으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에 멈춘 택시 안에서 분신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스스로 시너를 몸에 끼얹고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노조 4개 단체는 “최씨가 이 대표와 손 대표 앞으로 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대표 앞으로 적성된 유서를 먼저 공개했다.

택시노조가 공개한 유서에서 최씨는 카풀을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출근 시간 차량 정체를 줄이기 위해 이웃끼리 같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하지만 카카오는 불법적인 카풀을 시행해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카풀 요금을 택시의 70~80% 수준으로 하며 (이중) 20%의 수수료를 취하겠다고 하는데, 승객을 수송하려면 정부에 유상운송요금을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 미터기를 장착해 정상적인 요금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카카오는 무슨 근거로 요금을 책정해 손님에게 받을 수 있는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최씨는 “향후 카카오에서 요금을 더 받더라도 정부가 뭐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카풀 서비스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최씨는 또 카카오가 주장하는 ‘자유로운 출퇴근’을 정면에서 반박하면서 “(카풀은)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 러시아워 때 정한 것인데, 24시간 운영한다는 것은 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피해 가려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서울시내 법인택시 255개 회사의 가동률은 60%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택시 수입으로는 생활할 수 없을 정도 밖에 안되고, 새벽 1시 시내(강남)을 나가도 빈차 등을 켠 택시가 줄 서 있다”고 호소했다.

최씨는 “택시도 승차거부·불친절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12시간 근무해도 5시간만 근무로 인정되는 환경, 장시간 근무에도 제대로 보수를 못 받아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서 끝에 “전국 모든 택시 노동자들이여, 불같이 일어나서 이번 기회에 택시근로자들도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이 한 몸 내던져 봅니다”라고 각오를 남기면서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바란다”고 전했다.

또 전택노련과 한국노총을 향해 “카풀이 저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주길 바란다”며 유서를 마쳤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