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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타는 없단다” 말했다가 해고된 美교사…‘동심파괴’ vs ‘사실전달’
사진=EPA연합뉴스

“동심파괴 한 교사 자격 없다” 항의
교사입장 두둔…“학생들, 교사 신뢰 못해”
‘산타의 진실 언제·어떻게 밝히나’ 매년 논쟁거리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 세상에 산타는 없단다.”

크리스마스를 한 달 앞두고 초등학교 1학년생에게 이같이 폭로했다가 교단에서 물러난 교사를 두고 미국 사회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아이들에게 ‘산타의 진실’을 언제 알리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B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 뉴저지주 몬트빌 교육감인 르네 로브타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더힐스 초등학교에서 1학년생을 맡았던 대체 교사가 (산타의 존재에 대해) 모든 것을 폭로했다”며 “그 교사는 더이상 이 지역에서 근무하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감은 ‘인사 문제’를 거론하며 이 교사가 사임했는지 아니면 해고됐는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 교사는 지난달 29일 1학년생의 에세이에서 ‘산타는 진짜’라는 구절을 발견한 뒤 아이들에게 “산타는 가짜”라는 냉혹한 진실을 밝혔다. 이 교사는 또 부활절 달걀을 나눠주는 ‘부활절 토끼’, 빠진 치아를 선물로 바꿔주는 ‘치아 요정’, 산타를 돕는 ‘선반 위의 요정’ 등이 거짓이라고 폭로했다.

사건은 학부모가 아이를 통해 듣게 된 내용에 항의하면서 확대됐다. 교사가 동심을 파괴한 데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도 “교사가 경솔했다”며 “어린시절의 천진난만함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며 공개 사과에 나섰다.

이를 두고 교사는 제 역할을 다했다는 시각도 있다. 산타의 진실에 대해 알리는 사람이 꼭 부모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킹스칼리지 심리학 부교수인 데이비드 카일 존슨은 심리학 투데이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의도적으로 산타의 존재에 대해 거짓말한다고 치자. 이미 산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아는 학생들은 교사가 바보이거나 다른 부분에서도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해를 내뿜는 원자력 발전소를 보고 부모는 자녀에게 ‘구름제조기’라고 알려줄 수 있지만, 선생님은 그럴 수 없다”며 “거짓말로 부모·자녀 간 신뢰가 깨진다면 그건 부모의 잘못이지, 교사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다.

텍사스대의 심리학과 교수인 재클린 D 울리는 아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허구와 사실을 구분해낼 수 있기 때문에 어른들이 산타에 대한 믿음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아이에게 산타에 대한 진실을 언제·어떻게 알리느냐가 매년 논쟁거리로 떠오른다. 플로리다주 케이프코럴의 빛의 축제에서는 한 남성이 “산타는 없다”고 소리치며 돌아다녔다. 최근 미국 배우 댁스 셰파드와 크리스틴 벨은 언론 인터뷰에서 3살, 5살 딸에게 산타는 가짜라는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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