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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춤형 뮤지컬 제작 ‘스타트업’ 디스코크리에이티브 정동석 대표…CU·청정원 등 PPL뮤지컬·바이럴영상 호평
뮤지컬 배우로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의 출발은 간단하면서도 명료했다. 뮤지컬 학과를 졸업하고 나오는 청년만 한 해에 수 백 명. 스타 위주로 기형적으로 성장해 가는 뮤지컬 시장에서 ‘배우’로 살았던 정동석(37) 대표는 자신이 고민했던 지점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뮤지컬 배우 출신이 이끌고, 뮤지컬 배우들이 주축이 된 뮤지컬 기반의 독립 문화 콘텐츠 디자인회사 ‘디스코크리에이티브’다. 

정동석(왼쪽) 디스코크리에이티브 대표와 남상주 CFO.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날, 강남구 양재동 한 상가건물 지하에 위치한 디스코크리에이티브 사무실 겸 공연장에서 정동석 대표와 남상주(37) CFO를 헤럴드경제가 만났다. 두 사람은 지방에서 한 업체와 미팅을 마치고 서둘러 올라온 참이었다. “기업이나 기관들이 자신들의 문화 가치 혹은 기업가치를 문화 마케팅으로 풀어내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부터 입니다. 저희는 뮤지컬 기반 콘텐츠로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뮤지컬 기반 독립 문화 콘텐츠 디자인 회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똑 떨어진 답이 돌아왔다. 정 대표는 “예능적 재능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물론 기본적으로 저희는 회사라서, 이윤창출이 목적입니다”고 덧붙였다.

맞춤형 뮤지컬을 제작해주는 회사, 과연 수요가 있을까 싶지만 생각보다 이들을 찾는 기업과 기관이 많단다. 창업하기 5년여 전부터 알음알음으로 한 두 건씩 맞춤형 뮤지컬을 제작하던 것이 시작이었다. CU, 청정원 등 국내 유수 기업을 고객으로, 그들의 메시지나 문화적 가치를 뮤지컬 기반의 콘텐츠로 자체 제작해 대중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정동석(왼쪽) 디스코크리에이티브 대표와 남상주 CFO.

뮤지컬 배우로 구성된 쇼콰이어 아티스트그룹 ‘쇼머스트’가 디스코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이다. 시즌별로 실력있는 배우를 멤버로 선발하고, 전문 음악감독의 코칭하에 수준 높은 공연 콘텐츠를 제작한다. 고객의 요구나 공연 특성을 반영한 창작 콘텐츠가 이들의 장점이다. 다시말해 뮤지컬 콘텐츠를 문화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툴(Tool)로 접근해 상품화시킨 것. 규모가 커지자 지난 5월부턴 법인으로 전환하고, 고교 동창이자 회계사인 남상주 CFO가 합류했다. 배우 출신인 정 대표가 기획과 제작을, 남 CFO는 재무와 경영을 맡았다.

디스코크리에이티브는 공연 형식의 콘텐츠뿐만 아니라 PPL뮤지컬, 바이럴 영상, 창작 플래시몹, 지역 브랜드 뮤지컬 등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거나, 생소한 형식의 콘텐츠를 과감히 기획, 제작하고 있다. 앞으로는 뮤랩(Mu.Lab)이라는 뮤지컬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사업 아이템까지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실버센터에서 어르신 대상 뮤지컬 수업을 했던 것에서 착안했다. 정 대표는 “초고령화와 주52시간 근로제 등 여가시간이 늘어나는데 정작 이에 대한 프로그램은 없었다”며 “뮤지컬 수업을 하며 다양한 커리큘럼과 교재를 개발해 왔는데, 내년 하반기 런칭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석(왼쪽) 디스코크리에이티브 대표와 남상주 CFO.

디스코크리에이티브의 파격적 행보는 공연계는 물론, 기관, 기업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에서 ‘2030 스타트업’ 보증 지원사업에 선정돼 3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 설립 6개월만의 쾌거다. 남 CFO는 “매출도 제대로 나지 않은 우리를 신보에서 지원해준건 미래 성장성과 안정성을 높게 평가 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며 “문화사업으로 상장한 회사에는 영화나 미술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는 있지만 공연은 없다. 그 첫 스타트를 우리가 끊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도 긍정적이다. 엑셀러레이터 등록업체인 씨엔에이치파트너스 채정훈 부대표는 “디스코크리에이티브는 뮤지컬이라는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메시지 전달에 강력한 파급력을 가진 기업”이라며 “앞으로 문화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디스코크리에이티브와 같이 맞춤형 콘텐츠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마케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동갑내기 사장님들의 유쾌한 ‘사고’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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