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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우유를 세게 짜면 피가 나온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5년 차 직장인입니다. 저는 평소에 정직, 성실, 책임을 신조로 정하고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해서 신속 정확하게 마무리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동료들보다 일을 두 배로 합니다. 동료들은 일을 적당히 미루고, 힘들어 죽는다고 엄살을 부리면서, 성과는 과대 포장해서 떠벌립니다. 그런데도 위에는 잘 보여서 이번에 승진들은 먼저 했습니다. 이런 불공정한 풍토가 싫어서 사직하고 자영업이나 할까 합니다.’

이분에게는 만화 ‘미생’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야!’라는 대사가 나오기 때문이다! ‘自營’이라는 낱말로 인해 ‘자영업은 내 맘대로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나 본데 천만의 말씀, 자영업은 회사 생활보다 훨씬 더 어렵다. 그리고 이분은 아직도 인생의 아마추어인 것 같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아마추어는 ‘~ 때문에’라 말하고 프로는 ‘~에도 불구하고’라 말한다. 즉 이분 말대로 ‘동료들이 부정직하고 불성실하며, 무책임한 데다 아부만 잘 하는 부류’라 하더라도, 프로라면 그래도 그들과 어깨를 맞대고 승진했어야 한다. ‘나를 뺀 너희는 나쁜 놈들이다. 내가 일은 두 배로 더 많이 하는데, 너희는 적당히 일하면서 손바닥 잘 비벼서 승진은 먼저 하고 있다’라는 게 이분 주장이나, 동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좀 다르지 않을까? 아마 모르긴 해도 ‘그 친구요? 독불장군에다 혼자 잘난 척하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 가짓수만 많이 하고요, 황소고집이라 상사들 하고도 관계 안 좋습니다.’ 이러지 않을까? 세상은 분명 불공정한 측면이 있으나 완전 흑백논리는 위험하다.

일은 도맡아 하고 승진에는 탈락해서 괴롭다는 직장인이여!!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가 가지 않는 것은 현명한 처신이나, 나만 백로요 나머지는 다 까마귀라고 보는 것은 어리석은 처세다. 지금처럼 혼자만 옳다고 외골수를 고집하면, 설령 사직하고 자영업을 해도 또 ‘부정직한 옆 가게 때문에 사업 안 된다’고 할 공산이 크다. 남을 인정하고 남들과 어울리면서 남들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라. 사람이나 세상을 극단적으로 평하지 말라. 우유를 세게 짜면 피가 난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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