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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화불량인가? 가슴 쥐어짜는 느낌과 함께 목ㆍ등까지 통증온다면 빨리 병원가세요”
요즘처럼 온도 변화가 심한 시기에는 협심증을 조심해야 한다. 협심증을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대표 증상이다. [제공=고려대 구로병원]

-온도 변화가 심한 시기…심장에 무리
-고혈압 둥 기저질환 있다면 주의해야
-최근 5년 환자 17%↑…자칫 생명 위협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평소 야근과 술자리가 잦은 회사원 엄모(51) 씨는 복부 비만에서 탈출하기 위해 헬스클럽에 다녀야겠다고 얼마 전 결심했다. 최근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기를 하던 엄 씨는 갑자기 극심한 흉부 통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느꼈다. 이내 그 자리에 쓰려져 응급실로 실려 가게 됐다. 병원에서 그가 진단받은 병명은 협심증이었다.

계절이 겨울로 바뀌어 가면서 기온 변화가 심하다. 서울 지역의 경우 지난 14일 최고기온은 16.6도나 됐지만, 23일 최저기온은 영하 3.1도였다. 지난 27일의 일교차는 9.4도(최저 3.1ㆍ최고 12.5도)나 됐다. 하루 동안 10도 가량, 보름 남짓 되는 기간에 20도 가까운 온도 변화를 몸이 겪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온도 차는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고지혈증, 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있다면 협심증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특징인 협심증은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 흉부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최근 5년 새 환자가 17%가 늘어나 주의가 요망된다.

▶위험인자, 50대부터 증가=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협심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2년 55만1447명에서 2017년 64만5429명으로 5년간 17.0%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3.2%였다.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은 2012년 1110명에서 2017년 126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환자는 70대 이상(42.4%ㆍ27만3867명)이 가장 많았고 ▷60대(30.6%ㆍ19만7326명) ▷50대(18.8%ㆍ12만1320명) ▷40대(5.9%ㆍ3만7897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협심증 진료 환자를 분석한 결과 50대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70대 이상이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오성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협심증은 기본적으로 만성 혈관 질환이기 때문에 연령이 높아지면 발병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협심증의 위험인자가 50대 이후부터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령이 증가할수록 고령화에 의해 자연적인 환자 증가분이 있을 것이다. 현대인의 나쁜 생활 습관이 협심증의 여러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사람에게 널리 시행되고 있는 건강검진 등으로 정밀 진단 검사가 조기에 이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증상, 소화불량 등으로 오인할 수도”=협심증은 심장 근육이 필요로 하는 혈액을 공급받지 못할 때 생긴다. 관상동맥의 협착이나 폐쇄가 주된 원인이다.주요 증상은 가슴 중앙 부분에 느껴지는 압박감, 쥐어짜는 듯한 느낌 또는 통증이다. 걷거나 뛰거나 계단을 오르는등의 운동을 할 때 발생한다.

협심증은 안정형ㆍ불안정형ㆍ변이형 협심증으로 나뉜다. 최철웅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안정형 협심증은 안정 시에는 가슴 통증이 없다가 운동, 계단이나 언덕 오르기 등 평소보다 과격한 신체 활동이 있을 때에만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불안정형 협심증은 신체 활동 시에는 물론 안정 시에도 통증이 있고, 그 빈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변이형 협심증은 통증이 주로 새벽 또는 이른 아침 또는 과음 후 술이 깰 즈음 발생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협심증의 증상은 서서히 심해지며 대개 5분 이내로 지속되다가 휴식이나 약물 치료로 없어진다. 오 교수는 “환자는 협심증을 소화불량이나 더부룩한 느낌으로 오인할 수 있다”며 “왼팔이나 등으로 뻗치면서 아플 수 있다”고 했다. 최 교수도 “협심증으로 인한 통증은 목이나 어깨 또는 왼쪽 팔 안쪽으로 퍼지고 간혹 턱밑, 목구멍 등에 나타날 수 있다”며 “때로는 가슴 두근거림, 심하면 불안과 오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협심증은 방치하면 급성 심근경색, 심부전, 치명적인 부정맥 등으로 발전하여 심하면 돌연사를 유발할 수도 있다. 오 교수는 “협심증을 치료하지 않는다는 것은 협심증의 위험인자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며 “혈관 질환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효과적인 치료가 불가능하게 되고, 흉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도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심한 경우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으로 발전해 심근경색, 급사 등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도 “심장병은 치료가 조금만 늦어져도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며 “돌연사의 70~80%는 심장 질환이 원인으로 나타나고, 그중 협심증, 급성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 질환이 원인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증상이 발견되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협심증을 예방하려면 위험 인자인 고혈압ㆍ당뇨병ㆍ고지혈증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금연,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생활을 통한 적정 체중 유지 등에도 신경 써야 한다.

협심증 치료는 약물, 내과적 시술, 외과적 수술로 나뉜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작은 혈관의 협착으로 허혈이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만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오 교수는 “대부분의 안정형 협심증은 약물치료로 증상이 없어지고 이후 정기적인 진료와 투약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거나 급성 심근경색 등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 약물 치료와 관상동맥 중재 시술을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 교수도 “약물 치료를 충분히 했음에도 증상 개선이 없거나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흉통이나 숨찬 증상이 있다면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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