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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의 마법이란? 못봤던 걸 보게하는 힘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도시 기행 다큐멘터리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의 매력이란 무엇인가?

바빠서 지나쳐 왔던 우리네 골목골목의 삶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다.

망원동과 성산동은 그동안 뉴스나 예능에서 많이 보던 곳이다. 망리단길이 젊은 이에게 뜬다는 소식은 잘 알지만, 3대가 함께 운영하는 2900원짜리 손칼국수집의 92세 노모, 16년 간 최고의 커피콩을 볶아내기 위해 수많은 로스팅 기계를 뜯어봤다는 부부의 이야기는 만나기 힘들다. 게다가 청춘들의 치열한 하루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셰어하우스와 사람들의 행복과 소원을 말하는 장소로 바뀐 ‘문화비축기지’까지.

‘아날로그 아재’ 김영철은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92세 할머니에게 스카프를 드리며 할머니가 행복하기를 바랬고, 셰어하우스 청춘들의 꿈이 이뤄지길 원했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구시가지가 잘 보존돼 있다. 그 안에는 시간이 주는 힘이 있다.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과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추억은 휴대폰 등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문화로 각박해진 사람들에게 푸근함과 여유를 준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김영철이 걸어서 탐험하며 동네의 그런 매력을 찾아나서는 아날로그 감성 다큐다.

지난 24일 방송된 정규 방송 1회에서 김영철은 서울 망원동과 성산동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각기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쌀쌀한 늦가을 저녁 가슴 따뜻한 온기를 퍼트렸다.

이날 먼저 망원동을 찾은 김영철은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했다. 특히 김영철은 망원 시장에서 장보기 대행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면서 시장의 넉넉한 인심과 정을 느끼게 해 흐뭇한 미소를 자아냈다. 역시 똘똘한 시장 하나가 동네의 힘을 만들어냈다.

또한 무려 16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 온 작은 카페를 발견한 김영철은 주인 부부의 땀과 노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영철은 “만드시고 제작하는 과정을 보니 보통 열정이 아닌 듯 하다”며 엄지를 치켜 들었다.

이날은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운치 있는 풍경으로 감성을 자극시켰다. 브라운관 속 빗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한편 김영철이 발길 가는 대로 걷는 망원동과 성산동은 길마다 평범한 듯 하지만 특별한 아름다움이 곳곳에 베어있었다. 특히 ‘희우정’(喜雨亭)이라는 정자를 들린 김영철은 “망원동에 숨겨진 아름다운 곳이 있었네”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변북로와 한강이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답답하던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드는 듯 시원스럽게 펼쳐졌다.

무엇보다 정감 가는 손칼국수집을 발견한 김영철은 가게 문 앞에 앉은 노모의 모습에 미소를 퍼트렸다. 노모의 나이는 92세. 3대가 함께 운영하는 2900원짜리 손칼국수집이였다. 문 앞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92세 노모는 손자가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손님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소일거리를 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자아냈다.

노모는 “우리 집에 가야지. 경남 함양”이라며 고향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가는 김영철을 문 앞까지 배웅 나오며 인사를 건네는 할머니의 미소에서 아쉬움이 묻어났다. 이 마음은 김영철도 마찬가지. 가던 길을 되돌아 스카프를 사 들고 노모를 다시 찾아 전하는 김영철과 다시금 그의 손을 꼭 마주잡는 노모의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망원과 성산동은 그런 곳이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라이딩 중 잠시 들려 먹는 따뜻한 식사, 커피 한 잔의 여유까지. 김영철은 “이 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분들의 모습을 담은 동네인 것 같습니다. 정감 있고 작지만 그 작음 속에 아름다움을 갖고 있고, 환경을 변화시켜서 현재의 동네를 만들어낸 이 분들의 동네를 발견했습니다”라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람 사는 냄새로 가득한 그 어느 곳보다 풍요롭고 따스한 동네임을 전해 공감을 자아냈다.

이후 김영철이 걸은 동네는 ‘문화비축기지’였다. 월드컵 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한 문화비축기지는 1970년 석유파동 때 민간수급용 석유를 비축했던 탱크들이 있는 석유비축기지를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장소로 유니크하고 웅장한 멋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김영철은 실제 탱크 안을 개조해 만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분위기가 깜깜한 것이 마음을 내려 놓게 한다”며 한참을 그 안을 걸었다. 말을 하면 메아리처럼 울리는 특별한 장소에서 사람들이 소소한 행복을 비는 모습,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쉐어 하우스에서 생활하는 소녀 5인방과의 깜짝 만남까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함께 술잔을 나누며 고즈넉한 저녁을 마무리하는 색다른 이들의 만남으로 집 안 가득 퍼지는 웃음 소리와 이야기 꽃이 보는 이들까지 웃음 짓게 만들었다. 이처럼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바빠서 지나쳐 온 동네를 천천히 둘러보고 평범하지만 특별한 일상을 들여다 보며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포근해지는 토요일 저녁 밤, 힐링을 선사했다.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철님의 푸근한 인상과 편안한 진행, 그리고 우리 동네 소박한 이곳 저곳을 진솔하고 편안하게 소개해주시니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집니다”, “감성을 툭툭 건드리네요”,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봤어요. 파일럿 때 정규 방송 아니라 아쉬웠는데 너무 좋아요. 매주 볼 듯”, “오랜만에 나온 따뜻한 프로그램. 감사합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김영철의 동네한바퀴’는 ‘멋진 아재’ 김영철이 걸어서 탐험하는 도시의 속살, 따뜻한 사람지도로 돌아보는 동네기행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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