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주항공 승무원들 대구사투리 삼매경에 빠진 이유

“끄질때까지 궁디 붙이고 고마 앉아 계시소”
“뱅기에 널쭈고 가지말고 단디 챙겨 가이소”
대구 노선 적극 취항…‘신비의 단어’에 환성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우에 허리끈 모양으로 불 들어온 거 보이능교…그기 끄질때 꺼지 궁디 딱 붙이고 고마 앉아 계시소”

“뱅기에 널쭈고 가지 말고, 단디 챙겨 가이소”

요즘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대구 사투리 삼매경에 빠졌다.

최근 지방관광 활성화라는 정부의 정책에 부응해 지방공항 발 국제항공편을 크게 늘리고 있는 제주항공은 최근 대구 노선 승객 서비스를 담당한 신입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대구지역 사투리 교육을 진행했다.

“주스는 쌔그라운 것도 있고, 덜 쌔그라운것도 있지예. 소금을 너무 많이 뿌래갖고 짭지 않게 하시소~”

사투리라도 대부분의 어휘는 표준말과 큰 차이가 없지만, 최근 JTBC ‘한끼줍쇼’에 출연했던 샤이니 멤버 ‘키’가 대구 출신이면서도 “이런 사투리가 있는 줄 몰랐다”고 했던 쌔그랍다(시다), 짭다(짜다) 등 ‘미지의 단어’가 나오면 승무원들은 호기심과 웃음으로 즐겁게 사투리 교육에 임했다.

“엄식(음식)은 좋은 살(쌀)로 했고요, 드실 때 필요한 거 또 이야기해 주이소”

경상도 사람들이 발음에 어려움을 겪는 ‘ㅡ’와 경음을 대구식으로 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제주항공이 대구 사투리 교육에 나선 것은 지역적 특색이 물씬 풍기는 사투리 기내방송으로 지방공항 이용자에게 친근함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도쿄(나리타)와 가고시마 행 일본 2개 도시 신규취항에 이어 오는 12월 중 베트남 나트랑(냐짱)과 다낭, 마카오, 대만 타이베이 등 4개 도시의 추가 신규취항을 앞두고 있다.

불과 3개월 사이에 모두 6개의 국제선을 신규 개설하며 대구발 국제선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정부는 지방공항 활성화를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중인데, 제주항공이 잘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사투리 방송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객실승무원들의 기내 특화서비스팀인 ‘JJ펀서비스팀’은 제주도와 부산 사투리는 물론 일본 오사카 등 간사이(關西) 사투리로 기내방송을 하며 승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

제주항공은 한글날에는 순우리말 안내방송도 한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