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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재명 지사 소모적 여론전보다 도정에 전념할 때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이 확산일로다. 결국 이재명 경기지사와 경찰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경찰은 문제의 트위터 계정이 이 지사 부인 김혜경씨 소유라고 결론짓고 19일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이에 대한 이 지사의 반격도 만만치는 않다. 지난 주말 두문불출하던 그는 이날 오전 공개 입장 발표를 통해 “내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SNS 등을 통해 날선 비판을 가해온 이 지사의 경찰에 대한 비판 수위는 이날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었다. 이 날 쏟아낸 이 지사의 발언의 면면들이 그렇다. “경찰이 목표를 정해놓고 여기에 맞추고 있다”, “판단력이 흐려졌다”, “진실이 아니라 권력을 택했다”, “저열한 정치 공세다”…. 이 지사의 표현대로라면 경찰은 그야말로 적폐도 이런 적폐가 없다. 여권 정치인이 우군이라고 생각하는 경찰에 이처럼 독설을 퍼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에 이 지사가 느끼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반증인 셈이다. 하지만 경찰은 “방대한 자료를 조사했고, 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두 열차가 마주보고 달리는 형국이다.

이 지사측의 강경한 대응은 일견 이해할 만하다.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자 야권은 말할 것도 없이 여권 일각에서도 사실이라면 퇴진해야 한다는 소리가 점차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 사건으로 이 지사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위상에 치명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 여기서 밀리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판단이라면 이보다 더 강경한 대응도 이 지사로선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이 지사의 지나친 대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워낙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이기는 하나 차분하게 수사와 재판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 이 지사가 취할 행동이다. 아직 검찰의 수사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태가 아닌가. 게다가 최종 결론은 누구도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이 지사는 억울한 점이 있다면 검찰의 수사 과정이나 재판정에서 이를 증명하면 된다. 수사중인 사안에 이런 저런 말을 공개적으로 더하면 더 정치적으로 흘러갈 뿐이다.

이 지사는 1300만 경기도민의 민생을 책임지고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의연하게 도정을 이끄는 것이다. 공연한 여론전은 소모적 논란만 증폭시킬 뿐이다. 무엇보다 검찰이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에 임해야 한다. 이번 사안은 파장이 어떤지는 누구보다 검찰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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