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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하락장에서 자사주 매입의 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이례적으로 9억2800만 달러(1조375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2012년 13억 달러 규모 자사주를 사들인 후 처음이다.

자사주 매입 기대감에 버크셔 헤서웨이 주가는 5%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216달러 수준까지 반등하는 등 미국 증시가 부진에 빠져 있는 상황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주가가 하락한 시기에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월 들어 19일까지 120억 달러에 그쳤던 기업들의 자사주 순매입은 이후 열흘간 급증하며 29일까지 390억 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 9월 자사주 순매입액 3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투자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자사주 매입보다 낫다” 혹은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악용된다” 등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하락장에서 자사주 매입은 주가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게 사실이다. 특히 국내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자, “자사주를 매입하라”는 개인투자자들의 요구도 빗발친다.

국내 주식 시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고, 공포 심리가 확산되면서도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의 버팀목이 돼야 할 연기금은 오히려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며, 증시 하락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전세계 증시 가운데도 가장 저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청산 가치에도 못미칠 정도로 급락했지만,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는 여전하다. 외국인들은 연일 공매도로 한국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세계 증시 하락장에서도 유독 한국 증시의 낙폭은 더 컸다. 지난달 코스닥지수의 폭락은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큰 폭이다. 시장을 받쳐줄 버팀목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버팀목이 없는 상황에서, 상장사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때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점차 늘고 있기는 하지만 ‘덩치’에 비하면 여전히 그 규모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 대비 자사주 매입 비중은 0.2%에 그쳤다. 최근 3년간(2015~2017년) 평균치는 0.7%에 불과하다. 2015년 0.8%까지 늘어났던 자사주 매입 비중이 지난해 0.5%로 떨어지며 다시 뒷걸음질친 탓이다.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시가총액 대비 자사주 매입 비중은 최근 3년간 평균 3%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6%를 기록하며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미국 증시가 ‘나홀로 강세’를 보인 요인으로도 기업의 호실적과 함께 자사주 매입을 꼽는다. 특히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행진은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여 최근 조정을 받았던 미국 증시에 다시 강한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한 달 동안 자사주 매입을 못하는 ‘블랙아웃’ 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도 일종의 배당으로 인지할 수 있다. 이익소각 목적의 자사주 매입이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자사주 매입은 수급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하락장에서는 배당보다도 자사주 매입이 주주친화정책으로는 더 효과적이다.

실제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 모두 공시와 함께 20영업일까지 주가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코스닥 종목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았으며, 40영업일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이 증가할 경우 지수의 변곡점이 형성될 수 있다. 기업들의 잉여현금 규모를 고려할 때 자사주 매입 여력도 충분하다. 공포 심리가 지배하는 시장에서는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 불안심리를 잠재울 특약이 될수 있다.

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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