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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엄도 갤러리도 거장들의 숨결…지금 상하이는 온통 미술
제12회 상하이비엔날레 전시전경. 주제인 프로리그레스(Proregress)를 ‘전진일보 후퇴양보(前一步 后退兩步)’로 제시했다.
美조각가 브루주아, 롱뮤지엄서 회고전
인도 날리니 말라니, 아라리오서 개인전
캐나다·벨기에 등 현대미술 유명작가도

67명 참여 비엔날레 내년 3월 10일까지
강서경·정은영 한국 유명작가도 동참


[상하이(중국)=이한빛 기자] 11월 상하이는 미술로 물든다. 시작 5년만에 아트바젤 홍콩을 넘보는 웨스트번드아트페어는 지난 11일 성료했지만 주요 미술관에서는 루이스 브루주아를 비롯 세기의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들 전시가 내년 초까지 이어진다. 대부분 중국에서 첫 개인전이라는 것도 주요 포인트다. 올해는 특히 상하이비엔날레까지 열려 정치사회적 현상에 목소리를 내는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루이스 브르주아, 셀 시리즈. 롱 뮤지엄.
우선 프랑스 출신의 미국 추상표현주의 조각가 루이스 브루주아의 대규모 회고전은 롱뮤지엄(Long Museum) 웨스트번드관에서 만날 수 있다. ‘더 이터널 쓰레드(The Eternal Thread)’를 주제로 하는 전시엔 1940년대 조각과 1990년대 셀(cell) 설치작업, 말년의 섬유작업 등 작가의 전체 커리어의 주요작품을 총망라했다. 연인간의 사랑, 엄마와 아이의 사랑 등 ‘사랑’을 작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그려냈다. 한 명의 인간이자 ‘여성’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여리고도 강한 자아가 작품 곳곳에 스며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대형 거미조각이 관객을 압도한다.

롱뮤지엄과 차량으로 5분 가량 떨어진 유즈뮤지엄에서는 이탈리아 작가 겸 큐레이터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기획한 ‘디 아티스트 이즈 프레젠트(The Artist is Present)’전이 열린다. 명품 브랜드 구찌가 스폰서한 전시로 ‘카피(copy)’를 주제로 한다. 포스터부터 패러디다. ‘The Artist is Present’는 2010년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벌인 퍼포먼스 제목이다. 37명(팀)의 작가가 현대미술에서 가장 신성시 되는 원칙인 독창성과 의도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멕시코 작가 호세 다빌라는 도널드 저드의 가운데가 빈 직육면체 가구를 종이박스로 재현하는 등 가짜, 표절, 모방, 패러디, 오마주, 미니어처, 쌍둥이, 닮은꼴, 흉내내기로 변주된다. 별관에선 레인룸(Raion Room) 전시도 진행중이다. LA카운티미술관에서 선보이며 유명세를 탄 전시로, 아티스트그룹 랜덤 인터내셔널의 작품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전시장을 걸어도 젖지 않고 빗속을 체험할 수 있다. 3D스캔과 카메라 등 첨단기술과 예술이 만나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웨스트번드에 자리잡은 갤러리들의 전시도 미술관급이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인도작가 날리니 말라니의 개인전 ‘캔 유 히어 미?(Can You Hear Me?)’를 개최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여성작가로 거론되는 그는 회화, 벽화, 비디오 설치, 그림자극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해왔다. 초창기 감광지만을 활용한 사진작업부터 최근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영상작업까지 만날 수 있다. 

프란시스 알리스의 ‘La depense’전 전경. 록번드 아트 뮤지엄
카타리나 그로세의 첫 중국전 ‘Mulbling Mud’. 치(chi) K11 아트 뮤지엄
신티앤디(新天地)와 와이탄(外灘) 등 상하이 도심에서도 현대미술 거장들의 개인전이 이어진다. 고급 쇼핑몰 K11 지하에 위치한 ‘치(chi) K11 아트 뮤지엄’은 캐나다 작가인 카타리나 그로세의 첫 중국전 ‘멈블링 머드(Mulbling Mud)’를, 와이탄에 위치한 록번드 아트 뮤지엄에서는 벨기에 작가인 프란시스 알리스의 ‘라 데파스(La depenseㆍ소비)’전이 진행중이다. 포선재단(Fosun Foundation)에서는 신디 셔먼의 개인전이 열린다. 신작 9점을 비롯 사진 128점과 촬영소품, 그리고 작가 생애 전반을 소개하는 아카이브가 나왔다. 갤러리에서도 현대미술 빅스타들의 전시가 이어진다. 무라카미 다카시(페로탕갤러리)와 쿠사마 야요이(오타 파인 아츠 상하이)의 주요작품도 만날 수 있다. 

알프레도 자 ‘A Hundred Times Nguyen’(상하이 비엔날레 출품작)
도날드 저드의 작품을 위트있게 재현한 멕시코 작가 호세 다빌라의 작품.
올해로 12회를 맞는 상하이비엔날레는 ‘프로리그레스(Proregressㆍ禹步ㆍ우보)’를 주제로 내년 3월 10일까지 열린다. 옛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한 PSA(Power Station of Art)를 주요 거점으로 상하이 도심 7곳에서 현대미술의 난장을 펼친다. 폭력적ㆍ선정적ㆍ체제비판적인 작품은 허용되지 않는 중국 당국의 방침때문에 비엔날레 치고는 작품이 상당히 얌전하지만, 현시대의 문제를 지적하는덴 인색하지 않다. 비엔날레엔 26개국에서 67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한국작가로는 올해 아트바젤에서 발루아즈 상을 수상한 강서경 작가와 2018년 올해의 작가에 선정된 정은영 작가가 출품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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