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쪼개기’ 수법 전형적
토지활용 제약 가능성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올해 하반기 들어 전체 토지거래의 8.1%가량이 기획부동산을 통한 지분거래로 의심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토지ㆍ건물 실거래가앱 밸류맵이 지난 7월부터 10월말까지 기획부동산을 통해 지분거래로 이뤄진 토지매매 건수를 조사한 결과 1만4529건으로, 같은 기간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진 순수 토지거래(17만9000여 건)의 8.1%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분거래 면적과 금액은 785만4053㎡와 3665억9218만원으로 전체(2억7483만㎡ㆍ19조9336억원)의 2.9%, 1.8%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거래 건수를 기준으로 하반기 세종시의 순수 토지거래량의 52.6%가 기획부동산 지분거래로 추정됐다. 이어 울산광역시(24.1%), 경기도(18.1%), 서울(14.9%), 인천(10.8%) 등의 순이었다. 수도권과 세종시에 기획부동산으로 의심되는 토지거래가 몰린 것은 그린벨트 해제 논의 및 신규택지 지정 등 개발 호재를 노리고 기획부동산이 인근 토지를 저가에 매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면적으로는 경기도 거래 면적의 12.2%, 서울 거래 면적의 9.8%, 울산 거래 면적의 8.4%가 기획부동산에 의한 지분매매로 밸류맵은 추정했다.

특히 최근 기획부동산이 회사 이름에 ‘경매’, ‘옥션’, ‘토지정보’ 등을 갖다 붙여 경매정보회사로 위장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기획부동산의 등기부를 확인하면 경매 개시와 관련한 어떤 등기 내용도 확인할 수 없어 허위광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획부동산들은 지분을 매입한 뒤 향후 가치가 오르면 개인매매가 가능하다고 광고하지만 소유권자 전원의 동의가 없으면 토지 활용이 어려워 지분거래 매수자를 찾기 힘들다”면서 “기획부동산들이 이미 매입가의 3배에서 최대 10배까지 수익을 붙여 매도하고 있어 차익실현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