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완벽한 타인’ 염정아, “전업주부들은 수현에 공감하실 것”

-“이서진 씨는 투덜거리는 게 아니다. 사람이 좋은 거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염정아(46)는 1991년 데뷔후 드라마와 영화에 참가한 작품 수가 무려 54개다. 결혼후 1남1녀를 키우면서 자연스레 생긴 연기 공백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배우로서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하자 “27년 했다. 나는 부지런하다”면서 여전히 연기에 목마른 듯한 반응을 보였다.

염정아는 ‘장화, 홍련’(2003), ‘범죄의 재구성’(2004), ‘여선생 VS 여제자’(2004), ‘로열 패밀리’(2011), ‘카트’(2014), ‘장산범’(2017)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지난달 31일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이다.

친구들과의 부부동반 집들이 모임에서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전화, 문자, 카톡 등을 강제로 공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원작인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지’(파올로 제노베제 감독)를 바탕으로 한국적 리메이크가 가해졌다.

여기서 염정아는 가부장적인 남편 태수(유해진)에 아이 셋을 두고 시어머니를 모시는 주부 수현 역을 맡았다. 순종적이고 푼수끼마저 있는 아내는 실제 염정아의 모습과 다른 것 같았다.

“실제 나는 기가 세지 않다. 그보다 도시적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나는 순종적이다. 실제 남편도 강압적이지 않고 태수보다 훨씬 더 다정하다.”

염정아는 “수현이 대본보다 조금 더 귀엽게 나온 것 같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줌마를 연기하고 싶었는데 수현이 그런 캐릭터다”고 했다.

수현은 육아 스트레스에 남편의 강압적인 태도, 거기에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야 하는 환경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해 염정아는 “전업 주부들중에서 수현처럼 참고 사는 여성이 많다. 아줌마 관객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거다”고 말했다.

수현의 도발이라고 하는 것도 기껏해야 화려한 색깔의 속옷을 입는다거나 시(詩) 세계에 빠져드는 문학소녀가 되는 것이다. 오히려 ‘건전한 일탈’에 속한다. 염정아는 “가정을 버릴 용기는 없고 대신 시 좀 쓰겠다는 거다”면서 “등장인물들중에서 수동적인 캐릭터지만 나중에 터뜨릴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태수와 수현 부부는 둘 다 특별히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결혼할 때만 해도 뜨겁게 사랑했다. 석호(조진웅)-예진(김지수)은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많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쇼윈도 부부지만 우리 부부는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염정아는 함께 연기한 배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식사 장면을 계속 찍어야 하는 촬영특성상 한달내내 같이 식사를 하게 됐는데, 그 시간이 너무 재미있었다는 것.

“현장에서는 남편인 유해진 선배가 가장 웃겼다. 이서진 씨는 긍정적이다. 투덜거리는 것이 투덜대는 게 아니다. 사람이 좋은 거다. 조진웅 씨는 남자다운데 귀엽다. 김지수는 동갑이어서 서로 편하게 지냈다.”

염정아는 “특히 유해진 선배가 나를 잡아주었다. 나는 받아먹으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이재규 감독은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나왔다. 캐릭터간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이라고 했다.

실제 1남 1녀를 키우는 염정아는 연기와 가정 생활을 완벽하게 병행하고 있다. 그 비결이 궁금했다.

“연기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하고 싶은데 못한 시절도 있었다. 우리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하고싶은 작품을 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간간이 육아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물어보시는데,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는 게 답이다. 남편도 가정적이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외롭지 않다.”

염정아는 “촬영 현장에서 어려운 건 별로 없고 만들어가는 게 재밌다”면서 “덥고, 춥고, 졸리는 것이 힘든 거다”고 말했다.

“나는 아이디어가 많은 스타일이 아니다. 신인 시절에는 성격이 지금보다 뾰족했다. 지금은 부족한 게 있어도 잘 살면 된다는 주의다.”

염정아는 “영화처럼 실제로 휴대폰 내용을 공유할 수 있냐”고 묻자 “공개하라면 하는데, 친구의 휴대폰 속이 궁금하지 않다. 영화에서는 예진(김지수)이 자신이 궁금해 시작하게 한 거다”고 말했다. 앞으로 “‘라라랜드’ 같은 뮤직영화를 찍고 싶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