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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1200원땐 외인자금 6.6조 이탈”
‘달러 스마일’이론에 한국증시 갈수록 위축
美 Fed, 기준금리 추가인상 예고
한·미 금리차 커지면 외인자금 이탈 불보듯
환율악재, 기업 실적개선 전망도 잠식


달러의 웃음에 한국증시가 울부짖고 있다. 경기확장기는 물론 경기위축기에도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달러 스마일(Smile)’ 이론이다.

달러 스마일 이론이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달러 변화율 간의 분포도에서 웃는 모습의 추세선이 확인된다는 이론이다. 미국 경기가 좋을 때는 물론, 부진할 때에도 달러 강세가 전개된다는 얘기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날 기준 원ㆍ달러 환율은 연초 대비 7% 상승했다.

올해 달러강세는 미국의 경기확장이 지속된 반면 신흥국은 경기둔화가 시작돼 경기차별화 현상이 현저해지면 발생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많은 수준의 대외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신흥국 입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유지되면 채무부담이 증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우려한 외국인이 신흥국 투자 비중을 낮출 수 있어 악재로 인식된다. 한국은 신흥국 가운데 대외부채가 안정적인 편이지만 신흥국 전반에 걸친 자본이탈의 영향을 피하기는 힘들다. 실제 올해 들어서만 국내증시에서 7조7000억원가량의 외국인 주식자금이 유출된 바 있다.

문제는 향후 미국 경기 확장이 꺾여도 전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강달러 환경이 공고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선진국가의 환율로 값을 매긴 달러 인덱스는 역대 미국 경기침체기 전후 18개월 동안 강세를 보여왔다.


특히 주가와 환율 수준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금액을 추정해 보면 원ㆍ달러 환율이 1140~1150원으로만 상승해도 약 2조원의 외국인 주식자금이 손실구간에 진입한다.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으로 상승할 경우에는 외국인 주식자금의 6조6000억원가량이 손실구간으로 진입,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016년 이후 한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 27조6000억원 가운데 남아 있는 자금은 약 20조원인데, 이 자금 중 상당수가 향후 추가로 한국을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원화약세 속도를 일부 제어할 수 있겠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폭에 미치지 못하는 인상이 될 것으로 보여 원화강세 전환을 야기하는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할 것”이라며 “향후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가 여전해 위안화 약세 등 중국 리스크까지 부각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어두운 환율 전망은 시장의 실적 개선 기대감마저도 불식시키는 분위기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실적개선 전망과 상관 없이 외국인 매도가 환율 상승을 부르고, 환율 상승이 다시 환차손에 대한 우려를 부각시켜 외국인 매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더욱이 최근 시장금리 상승을 계기로 달러자산 보유의 실익이 높아져 달러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올해와 내년 GDP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된데다 내년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100bp 이상으로 벌어질 것까지 감안하면, 향후 한국증시에서 자본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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