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GTX 겹친 파주 초급등
3기신도시 앞두고 그린벨트 거래 ↑
정부가 집값 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틈에 땅값이 급등하고 있다.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경제상황 속에서 주택시장 규제까지 강화되자 남북경협과 개발호재를 누릴 수 있는 토지시장으로 ‘큰손’들이 몰려드는 모양새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토지가격은 전월 대비 0.420% 올라 1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달(0.403%)에 이어 0.4%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2.852%로 이미 전년 동기(2.566%)를 넘어섰다.
서울(0.613%)과 수도권(0.494%)은 전달보다 각각 0.050%포인트, 0.038%포인트 상승하며 상승폭이 커졌다. 반면 지방은 0.295% 상승해 전달(0.312%) 대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비수도권에선 제주(0.698%), 세종(0.504%), 부산(0.460%), 광주(0.44%)가 평균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시도 단위 누적 상승률로는 세종이 4.856%로 최고였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주택 규제로 자금이 토지로 흘러들어갔고, 지역별 개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시장이 더 달아올랐다”며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그린벨트 해제와 택지지구 지정 등으로 서울과 접경지역의 토지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까지 지가상승률 순위에서는 경기 파주시(0.806%)가 두드러졌다. 서울 용산구(0.840%), 부산 해운대구(0.633%), 서울 동작구(0.615%) 등 전통적인 강세지역을 넘어섰다.
파주시의 한 공인 관계자는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에 GTX-A노선 연장과 서울~문산 고속도로 등 교통환경 개선이 땅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그간 뜸했던 아파트ㆍ오피스텔 공급도 속속 이뤄지면서 활기를 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도심 재생이나 시가지화 예정 용지 개발, 교통망 확충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 거래가 늘어난 것”이라며 “3기 신도시 개발 이슈나 GTXㆍ제2경부고속도로 등 굵직한 호재 있는 지역들은 거래량과 가격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집값처럼 정부가 규제 칼날을 들이댈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쓸만한 매물이 사라진 상황에서 그간 낮은 취급을 받던 땅들이 시장에 나오면 상승세가 더 길어질 수 있다”며 “3기 신도시 지정에 앞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이나 개발행위 제한 카드를 꺼내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